신간소개 2014. 4. 7. 14:24




■ 책소개


  세계적인 아웃도어 용품 <잔스포츠>를 만든 히피 출신 사업가 스킵 요웰의 인생, 사업, 모험 이야기를 다룬 책 <모험 본능을 깨워라>가 도서출판 푸르메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시골 촌구석 출신의 소년이 어떻게 모험중독자이자 훌륭한 산악가가 되었는지, 또 삼촌이 운영하던 정비소 위 창고에서 패밀리사업으로 시작한 잔스포츠가 어떻게 아웃도어 산업의 정상에 올랐는지를 스킵 요웰의 흥겹고도 영감 넘치는 인생 여정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유쾌하게 들여다본다. 


세 명의 히피가 아이디어와 꿈, 열정으로 똘똘 뭉치다


저자는 1946년 미국 서부 캔자스 주 인구 100명도 안 되는 시골 그레인필드에서 태어났다. 서부 개척시대 선구자들의 모험심 넘치는 DNA를 타고난 그는, 1967년 사촌 머레이 플레츠의 제안으로 머레이의 여자친구 잔과 함께 <잔스포츠>를 만들었다. 야외 활동을 즐기며 자아를 발견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잔스포츠는 대단한 사업계획이나 많은 자본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특별한 경영 교육을 받은 것도 아닐 뿐더러 물건을 팔 상점조차 없었다. 다만 머레이의 혁신적인 프레임팩 디자인과 잔의 봉제기술, 스킵의 창의적인 본능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물론 밥 딜런 음악과 맥주를 좋아하는 것은 이 세 명의 히피의 공통점이었다. 때는 ‘사랑의 여름’으로 알려진 1967년의 여름, 10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물질만능주의와 순응주의에 회의감을 느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던 시절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전한 길을 택해 탄탄대로를 달릴 때도 누군가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해 스스로 길을 만들기도 한다. 잔스포츠를 만든 세 명의 히피는 바로 이 개척자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험에 대한 갈망과 야외활동에 대한 애정 외에는 가진 것 없던 머리 긴 히피 세 명이 아웃도어의 역사를 바꾸고 사업에서 성공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21쪽)


잔스포츠의 성공 비결


저자는 말한다. 잔스포츠의 성공 비결은 첫째, 한계를 정하지 않은 세 명의 히피들의 순수함 때문이었다고. 그들은 어리고 열정이 넘쳤으며, 어떤 일을 시도할 때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고, 꿈꿀 수 있는 일이라면 성패에 상관없이 시도했다. 그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가장 혐오했다. 대신 잔스포츠에서 생산하는 모든 가방은 기능과 품질,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최고여야 한다는 목표만이 있었다. 그런 정신으로 일하다 보니 점차 평판이 나서 주문량이 늘기 시작했다. 


“삶은 진정으로 위대한 모험이다. 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며 이를 낭비한단 말인가? 세상의 돈 전부를 번다 해도 그 과정을 즐길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돈 벌기는 부차적인 문제였다.”(98쪽)


둘째, 철저한 제품 검증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모든 제품을 직접 써보면서 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를 철저히 테스트했을 뿐만 아니라, 등산을 즐기는 친구들을 초청해 제품을 검증해달라고 부탁했다. 미국 최고의 산악인인 루 휘태커가 사업 초기부터 장비 검사원이자 기술 고문으로 일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잔스포츠 제품을 파는 딜러들을 산으로 초청한 일주일짜리 등반세미나도 2006년까지 34년째 이어진 정기행사가 되었다. 


“우리는 비록 평화를 사랑하는 히피들이기는 했지만, 강도와 신뢰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기꺼이 지옥에 내놓았다. 그 덕분에 우리는 자신있게 품질보증 서비스를 평생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57쪽)


셋째, 잔스포츠의 지속적인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추구하고, 시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에스키모의 이글루에 착안해서 만든 오리지널 돔형 텐트이다. 당시만 해도 텐트는 모두 A자형인 줄 알았다가 잔스포츠가 돔형 텐트를 발매하자 광고도 없이 저절로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그렇게 돈방석에 앉는 줄 알았는데 제품이 시중에 나온 지 1년 안에 특허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밀려드는 주문에 물건을 만들어대느라 그 시기를 놓쳐 결국 다른 제조업체 좋은 일만 시켜준 적도 있다. 또 오늘날 전세계인의 책가방이 된 잔스포츠 데이팩은 원래 크로스컨트리 스키용 배낭이었지만 시애틀의 기록적인 강우 때문에 대학생들이 책가방으로 사용하면서부터 매출이 껑충 뛰게 되었다. 그러니 인생을 어떻게 계획대로만 살 수 있겠는가?


넷째, 결국 잔스포츠가 맨주먹에서 아웃도어 업계 최강자로 오르는 동안 정말 중요하게 가치를 둔 일은 바로 ‘사람’이다. 그들 역시 사업 초기 대량 주문을 받고 특정 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 신용대출을 받을 때도, 혹은 여러 원자재 업체로부터 외상으로 자재를 사들일 때도 모두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다른 사람을 양성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좋게 말하고, 다른 사람을 도우라’는 히피적 가치에 근간을 둔 사업철학이 있었기에 1982년과 1984년 중국―에베레스트 등반대, 1989년 칸첸중가 원정대 등을 응원하고 후원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비영리재단을 후원함으로써 불우 청소년들을 돕는 한편, 환경보호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실행하여 이익을 사회로 환원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밖에 남의 꿈을 내 꿈처럼 생각하여 미국을 걸어서 횡단한 피터 젠킨스를 돕고 산악인 에드 비에스터스, 모델 출신 사업가 엠버 브룩먼을 도와 평생 우정을 쌓은 일도 인상적이다. 


“왜 나는 사회 환원에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관대한 마음, 다시 말해 감사할 줄 아는 태도로 남들을 대하면 개인적 만족감과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일은 영혼에도 좋을 뿐만 아니라 사업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249쪽)


독특한 홍보와 평생 보장 서비스


초기 잔스포츠는 좋은 제품을 개발해놓고도 그것을 알릴 자본이 없었기에 기발하고 독특한 마케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세 명의 공동창립자들이 직접 모델이 되어 서부 개척시대 개척자, 혹은 인디언이나 에스키모 복장을 한 채 사진을 찍어 카탈로그를 영리하게 활용하거나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짜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광고를 하는 과정에서 자본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 게다가 돈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창의성이 억압될 수도 있다. 왜냐고? 돈이 넘쳐나면 한계를 뛰어넘거나 기발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 정도로 절실해지지 않기 때문이다.”(84쪽)


또 잔스포츠의 한번 구매한 제품을 평생 보장하는 제품 보증 서비스는 유명하다. 특히 지퍼가 고장나거나 해서 수선이 필요할 때 소비자들이 잔스포츠 ‘백팩캠프’에 배낭을 보내오면 수선하는 동안 고객들에게 ‘당신의 가방은 잘 쉬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라는 엽서를 보내주는 작은 아이디어에 고객들은 열광하기도 했다. 


매우 독특한 인물의 자서전이자 성공한 기업가의 경영전략이 담긴 경영서


이 책은 저자이자 잔스포츠의 공동 설립자인 스킵 요웰이 잔스포츠라는 기업의 역사를 설명하지만, 그 내용은 사업적인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자’는 히피적 가치에 근간을 둔 사업 철학을 설명하면서 인생에 도움이 될 귀중한 교훈을 들려준다. 따라서 이 책은 매우 독특하고 유쾌한 인물의 자서전으로 읽을 수도 있고 성공한 벤처사업가의 경영전략이 담긴 경영서적으로 읽을 수도 있다. 또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모험에세이로, 1960년대 미국 청년 문화의 아이콘이었던 히피 문화가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좋은 사례 연구서로도 읽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삶은 누구에게나 모험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 모험을 가슴이 시키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뜨겁게 즐기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 출간을 기념으로 4월 1일부터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하여 우리나라 독자들과의 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고대하고 있다. 


■본문내 주요 문안


새로운 길을 따라 여행을 시작할 때에는 어디에서 멈출지 절대로 알 수 없다. 때로는 직감이 이끄는 대로 가고, 여정을 즐기고, 끝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마라. 일단 이 여정이 끝나면, 밖에 나가 다른 모험을 찾아라. 올라야 할 산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17쪽)


불행하게도 젊고 패기에 찬 사업 경영자 중 너무나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본능을 어두운 벽장에 가둬버리고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게 한다. 이는 실수이다. 자신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좇을 수 있도록 스스로 허락하라. 이러한 탐구할 수 있는 자유 덕분에 어쩌면 또 다른 혁신적인 상품을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67쪽)


여기에 중요한 교훈이 있다. ‘Listen’과 ‘Silent’는 정확히 똑같은 여섯 글자를 사용한 단어다. 현명한 사업가라면 진정으로 ‘듣기’ 위해 남들이 말할 때 ‘조용히’ 있는 법이다.(69쪽)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써야만 얻을 수 있는 풍부한 보상을 택하기보다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길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고치를 깨고 나가 날개를 시험한 뒤에만 맛볼 수 있는 비행의 기쁨보다는 고치 속의 어둠을 선호하는 것이다.(97쪽)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만 하는 채로 남들이 대신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절대로 승리전략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처음 계획한 방식대로 일이 풀리지 않을 때면 이에 감사하라. 삶이 종종 실망스럽고 우회로로 돌아가야 할 때면 종국에는 아이디어, 혁신, 기회로의 문이 열리는 법이다. 힘든 시기를 보내지 않았다면 새로운 아이디어는 발견되지 않았으리라.(122쪽)


사업에서의 성공은 결국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고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고 요약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좋은 사람들을 열심히 찾고, 이들의 에너지를 잘 활용하고, 당신이 만드는 관계와 연락망에 진심으로 충실하다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사업적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124쪽)


‘절대로 협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지 말라.’ 협동심이 있고 전문성을 지닌 개인들이 무리를 이뤄 재능과 기술을 결합하면, 그리고 필요할 때에는 희생도 기꺼이 무릅쓴다면, 어떤 도전도 불가능하지 않고 어떤 장애물도 힘겹지 않다. 마치 기름을 친 기계처럼, 강한 팀은 변함없이 닥치는 도전에 몸을 싣고, 물살에 맞춰 흐르고, 적응하는 법을 배운다. 이런 팀의 멤버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잘 수용한다. 이들은 제대로 듣는 법과 서로 존중하는 법을 안다. 이들은 더 큰 목표를 위해 개인적인 계획은 옆으로 미룬다.(176쪽)


장애물에 대해서는 잊어라. 위험을 무릅쓰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라. 그리고 몇 백 년 후의 사람들을 감탄시킬 만한 무언가를 짓거나 발명하라. 이러한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절벽 끄트머리, 해발 2천743미터 높이에 위치한 타이거스 네스트 사원에 사는 승려에게 그런 말을 해보라.(205쪽)


한 청소년의 삶에 투자하는 일은 연못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산에서 진행되는 일주일 과정의 코스가 한 아이의 삶에 영향을 미치면, 여파는 그 아이의 남은 인생 전체에 반향을 일으킨다.(237쪽)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아주 작은 노력부터 시작해, 전인류가 지구를 아끼면 적어도 앞으로 몇 십 년 동안 환경을 보전할 수 있다. 그러니 가능한 한 자주 밖으로 나가라. 재미있게 놀되 책임감 있게 행동하라. 그리고 우리가 60년대에 말하고 다녔던 것처럼, ‘어머니 대지를 사랑하라.’(260쪽)


이 책을 읽은 당신이 이 놀라운 행성을 탐험하고, 차례로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숨은 보물들을 찾고, 당신의 일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만에 하나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일단 멈추고, 노선을 바꾸고, 다시 내면의 열정을 추구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 되는 것이다.(261쪽)


매번 어떤 산의 정상에 오를 때마다 기쁨, 성취감, 성공이라는 개인적 보상이 뒤따랐다. 하지만 산을 오르는 일은 단지 정상에 도달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는 또한 오가는 여정을 포함하며, 그 과정에서 문화와 사람들을 경험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요소야말로 여행 전체를 의미 있게 만든다.(264쪽)


■저자소개_ 스킵 요웰


1946년, 미국 서부 캔자스 주 인구 100명도 안 되는 시골 그레인필드에서 태어났다. 1967년 사촌 머레이의 제안으로 머레이의 여자친구 잔과 함께 <잔스포츠>를 만들었다. 2011년 은퇴하기 전까지 잔스포츠 글로벌대외협력부의 부사장으로 재직한 스킵 요웰은 아웃도어산업연합(OIA)이 탄생한 1989년부터 이사회에 속해 있고, 지난 10년간 ‘대도시의 등반가들(BCM)’이라는 비영리기관의 이사로 활동했다. 최근 고향과 가까운 캔자스 주 세인트 피터라는 마을에 있는 집을 개조해 하이킹, 스키, 정원 가꾸기, 사진, 플라이 낚시, 캠핑, 각종 겨울 스포츠 등을 즐기며, 전세계 곳곳에 잔스포츠 성공기를 토대로 리더십 강의를 하고 있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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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3. 29. 00:47





<책소개>


분노의 철학적 개념과 함께 날카롭게 진단한 분노사회 한국

분노와 삶, 분노와 사회에 관한 가장 현대적이고 시사적인 철학 에세이


“분노는 인간의 여러 감정 중에서 가장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근래 젊은 인문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정지우의 신작 『분노사회』. 기존의 경제학적, 심리학적 담론을 넘어서서 철학적으로 분노의 근원을 파헤치고, 분노 사회의 대안을 제시하는 한 편의 예리한 철학 에세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강렬한 경고와 자성의 목소리!


『분노사회』는 ‘분노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에서부터 ‘분노사회로서 한국사회’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개인들이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존재의 기술’을 제시한다. 분노와 관념의 관계에서부터, 집단주의의 병폐에 빠진 한국사회, 퇴행한 개인들이 만들어내는 증오 현상, 타자의 잣대에서 발생한 수치심과 열등감 등 ‘분노사회’와 관련된 거의 모든 주제를 첨예하게 다루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현대인으로서 주체성과 타자를 복원하는 삶에 관한 존재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속도감 있게 읽히는 이 한 편의 에세이에서 우리는 분노로 가득한 자신과 사회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출판사서평>


현대 사회 분노의 실체를 철학적으로 파헤친 국내 최초의 저서

분노란 무엇인가? 우리 시대의 분노는 어디서 오는가? 정당한 분노는 가능할 것인가?


“한국 사회 모든 곳에서 분노가 들끓고 있다.”


깊이 있고 독창적인 관점을 제시하면서도, 대중적인 주제와 글쓰기로 주목받아온 젊은 인문저자 정지우의 철학 에세이. 


이 책에서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분노에 관한 심층적인 분석을 시도한다. 저자는 우리 속에 가득하지만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분노라는 감정으로부터 출발해 한국사회에 접근한다. 사회와 연계된 감정은 자연적인 반응이라기보다는 사회라는 관념에 상응하는 감정이다. 특히 분노는 기쁨, 슬픔, 두려움, 당혹감 등 다른 감정들과 달리 관념에서 촉발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원래 분노란 생존과 자기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감정이었지만, 현대인은 더 이상 생존과는 거의 관련 없는 방식으로 분노를 생산한다. 분노가 발생하는 조건이란, 자신이 가진 관념이 현실과 어긋날 때, 혹은 자기 내부에서 관념이 이미 어긋나있을 때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인간에게 ‘부적절감’을 만들어내며, 이 어긋남과 부적절감이야말로 분노의 원천이다. 분노에 관한 이러한 명확한 개념 규정은 이후 분노사회의 문제를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한 전제로 제시된다.


나아가 저자는 게일린의 <증오> 개념을 통해, 분노가 증오로 발전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분석을 한다. 특히, 여기에서 저자는 집단 정체성과 시기심의 문제를 제기하는데, 이는 우리 사회의 분노를 규명하는 데 핵심적인 준거 틀이 된다. 


동시대 우리 사회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접근한 독창적이고 날카로운 에세이

한국 사회에 넘쳐나고 있는 분노와 증오의 물결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한병철 교수의 <피로사회>는 철학적 관점에서 독일 사회를 ‘피로’로 진단한 독창성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사회’라는 이름을 붙인 많은 책들이 나왔지만, 한병철이 독일 사회를 철학적으로 분석한 것처럼, 한국 사회를 하나의 철학적 테마로 분석한 경우는 보기 드물었다. 정지우는 한국 사회의 핵심적 면모를 ‘피로’가 아닌 ‘분노’로 파악하면서 우리 사회의 모습과 그 속의 인간상을 예리하게 풀어냈다. 


분노의 실체를 정의하고 그 대안을 위해, 저자는 니체의 <선악의 저편>과 <도덕의 계보>, 에릭 호퍼의 <맹신자들>, 찰스 테일러의 <불안한 현대 사회>, 에리히 프롬의 <반항과 자유>,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순진함의 유혹>, 바버렛의 <감정의 거시사회학>, 게일린의 <증오> 등 쟁쟁한 학자들의 분노와 개인, 사회의 개념을 분석한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개념 분석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와 현대인의 삶에 관한 시사성을 처음부터 꾸준히 끌고 가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분노 사회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다.”


저자는 분노가 관념에서 촉발되는 것이라 규정하고, 한국 사회의 가장 문제적인 관념으로 ‘집단주의’를 꼽는다. 일제 강점기와 독재 정권의 유산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집단주의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병폐, 분노를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한편, 그에 대항하며 출현한 개인주의도 많은 경우 자기 폐쇄적으로 퇴행하여 새로운 증오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진정한 개인주의가 우리 사회에 정립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처럼 집단주의와 퇴행적 개인주의 사이에서 압사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신랄하게 풀어낸다. 


분노의 철학적 개념에서 분노사회 한국을 관통하여 

존재의 기술에 이르는 여정


저자는 <청춘인문학>, <삶으로부터의 혁명> 등 이전 저작에서 이어왔던 ‘삶의 기술’을 이번 책에서는 ‘존재의 기술’이라 이름 붙이며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를 위해, 찰스 테일러의 나르시시즘 개념, 니체의 원한과 주인의 개념,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개인과 사회에 대한 개념 등을 폭넓게 분석한다. 


사회와 구조의 문제를 중점에 두는 근래 한국 인문학 담론에서, 정지우는 흔치 않게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집요하게 강조하는 저자다. “개인들이 책임지지 않는 사회는 아무도 책임져줄 수 없다.” 그는 구조와 제도의 불합리성을 인정하면서도, 그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결국 개개인들의 자기 삶과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에 있다고 본다. 그러한 개인의 책임의식을 출발점으로 삼지 않으면, 모든 담론은 허구에 불과해진다는 것이다. 


진정한 개인이 된다는 것은 자기 안에 갇히는 고정적이고 나르시시즘적 주체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타자를 고려하는 열린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러한 진정한 주인의식 속에서는 삶과 사회가 융화되어 하나가 된다. 




<저자소개>


정지우


고려대학교에서 철학과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현대 한국을 보는 고유한 인문학적 시선이 우리 사회에 부재한다고 느껴 관련 작업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첫 상과로 나온 <청춘인문학>은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현대 사회라는 넓은 틀에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독창적인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 [2013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는 등 많은 청춘의 공감을 얻었다. 


이후 이우정 작가와 공동 출간한 <삶으로부터의 혁명>에서는 우리 사회의 청춘, 사랑, 죽음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며 현대 문화 전반을 망라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실에서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독특한 관점을 깊이 있게 드러내어 여러 대중 독자와 학자의 호평을 받았다. 해당 책은 [2014 네이버 오늘의 책] 및 [2013 문화체육관광부 철학부문 우수교양도서]에 선정되었다. 


<분노사회>는 분노에 대한 철학적 개념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분노사회로서 한국사회를 역사적 사회적으로 진단하고, 분노사회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가져야 할 존재의 기술을 제시한 에세이다. 이 책에서는 지금껏 저자가 주장해왔던 관점이 보다 압축적이고 심층적으로 드러나 있다. 


그 외 현대의 새로운 대중문화인 애니메이션과 인문학을 접목한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을 출간하여 애니메이션 매니아 층의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는 다양한 지면에 인문학을 주제로 한 글들을 연재 및 기고하고 있으며, 인문학과 현대 문화를 연관시키는 저술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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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3. 28. 14:20



<< 책 소개 >>


새로운 〈이방인〉이 나왔다. 카뮈의 〈이방인〉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번역돼, 노벨문학상 수상작에 걸맞은 역작의 진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기존 번역에 문제가 많았던 것.


사실 카뮈의 〈이방인〉은 기묘한 역설을 안고 있었다. 이방인의 말뜻 그대로 낯설고 이상하게 다가와서 새로운 것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요령부득의 작품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설은, 작품에 덧씌워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권위를 털어 내면 그렇게 대단한 작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독자의 의구심과 개연성을 봉쇄해 왔다. 그래서 대부분의 독자들은 자신의 독법을 문제 삼거나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운운해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원래 <이방인>이 얼마나 재미있고, 잘 읽히는 소설인지는 당시 원고를 처음 접했던 많은 이들의 입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예컨대 당시 프랑스 출판물을 담당했던 독일 측 수석고문 게르하르트 헬러는 갈리마르 측에서 보낸 원고를 처음 접하고, 이런 소감을 내놓는다.


“그날 오후 <이방인> 원고를 받은 즉시 읽기 시작했는데, 새벽 4시까지 손에서 뗄 수 없었다. 문학에 일대 진보를 가져올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갈리마르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_게르하르트 헬러(허버트. R. 로트먼 저, 한기찬 역, 한길사, <카뮈, 지상의 인간>, 481쪽)


그렇다면 저들이 느꼈던 저 감동을 우리는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 문제는 번역에 있었던 것이다.


그때 밤의 저 끝에서 뱃고동 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것은 이제 나와는 영원히 관계가 없어진 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김화영 역, 민음사, 135쪽)


그때, 한밤의 경계선에서 사이렌이 울부짖었다. 그 소리는, 이제 영원히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세계로의 출발을 알리고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다시, 나는 엄마를 생각했다. (이정서 역, 새움, 161쪽)


사형을 앞둔 주인공 뫼르소의 심리를 묘사한 대목이다. 기존의 번역은 위 세 문장이 긴밀한 의미망을 형성하지 못하고 각기 따로 논다. 작가는, 밤 12시에 자정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면 뫼르소는 그날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져야 하는 심리적 상황을 묘사한 것인데, 기존 번역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하는 “한밤의 경계선”(자정)을 살리지도 못했을뿐더러 ‘죽을 날이 다가왔다’는 “사이렌” 소리의 은유도 전혀 건져 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불과 몇 시간 뒤면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할 상황에서 어머니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절박한 비애와 처연함에 조금도 공감하지 못하고 연민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여기서 왜 갑자기 어머니를 떠올렸을까, 하고 반문하게 된다. 빼어난 문학작품이 번역을 거치면서 요령부득의 문장으로 둔갑돼 버렸다. 나쁜 번역의 전형이다.


위 문장의 번역 오류는 또 있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처음으로”는 우리말에 없는 표현이다.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에 오래간만이면 오래간만이고 처음이면 처음이지 ‘오래간만에 처음으로’는 절대 어울리지 않는다. 말이 안 되는 비문인 셈이다. 


놀랍게도 이런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역자노트」는 기존 번역의 오류를 세세히 지적하는 데 바쳐져 있다. 역자에 따르면, 가장 큰 문제는 등장인물의 왜곡이다. 생양아치처럼 묘사된 레몽을 비롯해 마리의 순진성, 셀레스트의 재치, 검사의 노회함, 변호사의 심리적 변화 등이 소설의 전개와 아무 상관 없이 잘못 번역됨으로써 독자들이 작품의 재미와 구성의 긴밀성, 미묘한 뉘앙스 차이에서 오는 미적 쾌감 등을 모두 놓치게 만들었다는 신랄한 지적이다. 요컨대, 기존의 번역은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을 평면적이고 단선적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소설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비판이다. 


그 때문일까, 역자는 다소 래디컬한 주장도 서슴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가 읽은 〈이방인〉은 카뮈의 〈이방인〉이 아니다”라고. 기존 번역자의 선입견과 오해, 무지가 만들어 낸 별종(변종)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번역과 「역자노트」를 부지런히 따라가다 보면 이러한 주장이 결코 과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주인공 뫼르소가 아랍인을 살해하는 1부 끝 장면은 가히 압도적이다.


그래서인지 「역자노트」를 따라 읽으면 기존의 〈이방인〉이 지녔던 기묘한 역설의 정체를 깨닫게 된다. 이 땅에 〈이방인〉이 번역된 지 수십 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독자들은 ‘불문학계의 대가’라는 번역자의 권위(김화영 교수는 카뮈 연구로 프랑스 현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에 짓눌려 번역이 잘못됐을 거라곤 생각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 탓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 말이다. 그러니까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작품의 권위와 번역자의 권위에 이중으로 짓눌려 사태의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번 번역의 결정적인 공로는 꼼꼼하고 정밀한 번역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주제에 접근하는 통로를 자연스럽게 열어 두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주인공의 살해 동기를 강렬한 태양 때문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펼쳤다. 왠지 부조리 문학에는 그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중삼중의 연막을 치면서 작품의 의미를 더욱더 오리무중으로 밀어 넣었던 것이다.

하지만 역자는 그게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주인공이 쏜 다섯 발의 총알 중 첫 발은 아랍인의 칼날에 비친 햇빛의 위협에 대한 정당방위로 쏜 것이며, 나머지는 “위장된 도덕, 종교, 권위,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를 향한 무의식적인 발사”(본문 p.209)라는 것이다. 이렇게 주인공 뫼르소의 살해 동기를 깔끔하게 정리한 뒤 역자는 “하늘로 난 채광창”의 은유와, 순교자적 의미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처형대” 등에 대한 기존 번역의 오류를 섬세하게 톺아보고 바로잡아 나가면서 작품의 의미를 본래대로 바로잡아 놓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책이 역자의 첫 번역이라는 점이다. 최근 서울대 김윤식 교수의 표절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 〈당신들의 감동은 위험하다〉를 펴내기도 한 역자는, 우리의 문화 수준을 고려하면 국내의 번역문학이 더 정밀해지고 꼼꼼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책이 우리의 번역문학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했다. 이래저래 국내 번역문학에 새로운 계기가 될 책이 분명해 보인다.


<< 저자 소개 >>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1913. 11. 7.~1960. 1. 4.


1913년,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의 몽도비에서 태어났다. 포도주 제조공이었던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이듬해,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중 사망했고, 어머니는 그 충격으로 말더듬이가 되었다.


일찌감치 앙드레 말로를 문학적 스승으로 여기고 잡지에 글을 발표하곤 하던 그는 고등학교 담임이었던 장 그르니에의 영향을 받아, 1930년 알제대학 철학과에 입학했다. 이후, 작가이자 기자로 활동하며 극단을 경영하는 한편, 프랑스의 식민 지배로 인해 알제리인이 겪는 고통을 고발하는 데 힘썼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프랑스를 점령한 독일군에 대항해 레지스탕스 잡지 〈콩바Combat〉의 편집국장으로 저항운동을 펼쳤다.


1942년, 그의 첫 소설 〈이방인L’etranger〉이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으며, 1957년 44세의 나이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3년 후, 문학인생의 정점에서 갈리마르 출판사 사장의 조카인 미셸 갈리마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파리로 가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알베르 카뮈를 위한 부고

사람들은 말하겠죠. 그는 너무 젊었다고, 아직은 끝낼 시간이 아니라고.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오래냐(how long)’가 아니라 ‘얼마나(how much)’입니다. 아니, 정리하자면 ‘무엇을(what)’이죠. 그의 문이 닫혔을 때, 그는 죽음을 자각하고 증오하면서 생을 헤쳐 나가는 모든 예술가들이 쓰고자 하는 것을 이미 써놓았습니다. ‘나는 여기 있었다’라고. 그러니, 아마도 그는 그 반짝이던 찰나에 자신이 성공했음을 알았을 겁니다. 다른 무엇을 더 바라겠습니까?

_윌리엄 포크너(194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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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3. 28. 14:14





음식을 남겨라, 당신 몸과 화해하고 싶다면


“접시의 크기에 따라서 먹을 것이 아니라, 포만감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 요리를 담아낸 사람은 그날 우리가 느끼는 공복감의 정도를 알 리 없기 때문이다. ‘남기지 말고 먹어라.’ 어릴 적 수없이 듣던 말은 이제 잊어라!” ― 아리앙 그랭바시(영양학자)



건강법엔 정답이 없다는 것만 사실이다. 몸에 좋다는 것은 유행처럼 좇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소식(小食)의 경우도 그렇다. 누구에겐 소식이나 ‘1일1식’이 효과가 있어도, 누구에겐 영양 결핍만 초래하는 위험하고 무모한 시도일 수 있다. 그러므로 건강법을 적용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지금 자신의 상태를 바로 아는 것이다. 《심플하게 산다2: 소식의 즐거움》이 ‘몸과 대화하기’로 시작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이 책은 ‘소식’을 주제로 다룬 여느 책들과 다르다. 적게 먹는 것이 몸에 좋으니 실천해 보라는 선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소식이 몸뿐 아니라 마음도 성장시켜 인생 전반을 바꾸어 놓는 촉매제가 될 수 있음을 설득한다. 건강법의 한 종류로 한정되었던 소식이란 개념을 확장한 셈이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소식을 해야 할까. 저자는 “지나치게 많이 먹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그렇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식품회사들에 있다. 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우리 위보다 많은 음식을 먹게 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아이들 간식으로 바나나 한 개면 충분했지만, 오늘날에는 빅맥 세트?샌드위치?푸딩?냉동식품?초콜릿바?설탕이 든 음료수 캔 등을 정상적인 양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그 ‘단위’로 제시된 양을 전부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식품회사는 우리 위장이 그것을 다 소화할 수 있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욕구에 대한 조정권을 그들에게 내맡긴다. 아무 생각 없이 단지 ‘한’ 개를 먹는다는 것에 만족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양을 누가 정했는지 한 번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누가 비스킷이나 크루아상 한 개의 크기를 정했을까? 식품회사들이 추구하는 것은 단 한 가지, 자신들의 이익이다. ― 본문 55쪽에서



그러므로 소식은 원래 몸을 회복하는 방법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소식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덮어놓고 양을 줄이라고 하지 않는다. 몸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하라 한다. 요즘 우리는 시간에 좇기며 허겁지겁 대충 끼니를 때운다. 비록 식사 시간이더라도 먹는다는 행위에 온전히 마음을 쏟지 못한다. 일을 하면서 먹거나 넋을 놓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씹는 둥 마는 둥 하기 일쑤다. 그 바람에 타고난 몸 안의 리듬이 깨져, 마음도 흐트러진 채 살아가고 있다. 삶이 고되고 공허한 이유다. 소식은 이렇게 어그러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시 잡아 준다. 이 균형이 평정심, 인간이 도달하려는 궁극의 상태다.  


우아하게 덜 먹자, 더 살자


몸의 소리를 듣게 되면, 지나치게 커져 있는 위장을 원래 크기로 돌려놓을 수 있다. 그러면 공복감과 포만감을 제대로 구별해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허기지지 않을 때 먹는 건 언제나 과식이라고 정의한다. 진짜 배가 고플 때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것으로 골라, 조금씩, 천천히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0분의 8 정도 찼을 때” 식탁을 떠나라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억지로 이루어져선 안 된다. 억압당한 몸은 반드시 복수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틀 과식을 했다면 이틀은 양을 줄이는 등 유연하게 실천하자.


소식을 하긴 하는데, 아무 곳에서 대충 아무 음식으로 때우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그런 기계적인 실천은 오래가지 못하거니와 정신 건강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는 가장 좋은 음식은 자신이 요리한 것이며, 요리가 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수련법임을 알려 준다.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을 요리하는 데 쓰는 10, 15분이 전혀 다른 인생길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 


요리한 음식은 가장 우아한 곳에서, 가장 세련되고 예쁜 그릇 혹은 접시에 담아 먹어야 제격이다. 우아한 곳이란 비싼 장소를 의미하지 않는다. 흩뿌리는 비를 감상할 수 있는 창문가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영화가 막 시작된 티브이 앞 혹은 햇살이 쏟아지는 발코니일 수도 있다.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허겁지겁 걸신들린 듯 먹지 말자는 것이다. 매번 식사가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단조로움을 거부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인생을 찬란하게 만드는 비법이니 말이다. 


저자 도미니크 로로는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소유하게 부추기는 지금 세계에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36개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심플하게 산다》에서도 이런 태도가 드러난다. 이 책에서라고 다르지 않다. 우리를 “끊임없이 배를 채워야 하는 소비 기계로 전락시켜 병들게 하는 사회”를 지적하며, “소비 중독이 자신을 상업적 투기와 이윤 추구의 희생양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잊고서, 소비의 유혹에 넘어가고 이용당하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 지은이_ 도미니크 로로 >>


프랑스 수필가. 소르본 대학에서 영문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 교사로 일했다. 요가와 수묵화에 능통하고 자유, 아름다움, 조화를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매혹돼 오랜 시간 일본에서 살며, ‘심플하게 사는 것’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이 깨달음을 바탕으로 쓴 《심플하게 산다》는 유럽을 비롯한 36개국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덜 소유하면서도 풍요롭게 사는 법을 계속 모색,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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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3. 20. 12:57



<< 책 소개 >>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는 인문학자의 현실 꼬집기!

이것이 바로 날카로운 비판의 맛!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이명원이 말하는 우리 사회 이야기. 이 책은 노무현과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정권까지 사건과 사고를 돌아보며, 인문학자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시대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칼럼을 통해 만나는 그의 글들은 비판에 거침이 없다. 그의 소신 있는 정치적 발언은 답답한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 시원하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어륀지’ 운운하는 말장난을, ‘당선인’ 운운하는 표현의 검열을, ‘소통’ 운운하는 거짓말을 아주 당연시했던 집단”이라고 꼬집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권하면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만 한 연기 역량도 없어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아침 이슬’을 불렀던 참모들의 고언에 한 번쯤은 귀 기울이는 시늉이라도 했다. 하지만 이 정부는 전락 직전의 오이디푸스처럼 당당하고 오만하다”며 일침을 날린다. 


괴물 같은 한국 사회, 유령이 된 사람들

‘유쾌하게, 상쾌하게, 신랄하게’ 욕이라도 하자!

“신문을 들여다보면 마음이 캄캄해진다. 소리는 새어나오지 않지만, 

 간명한 보도기사의 이면에서 절규하는 인간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용산참사, 쌍용자동차 사태, 가족 동반자살, 청년실업, 노인 문제, 시간강사와 대학 문제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이슈도 지나칠 수 없다. 최근 한 여성 출연자의 자살 사건으로 논란이 된 <짝>과 남녀 연예인들이 출연하여 결혼생활을 가장해 연기하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오늘날의 연애 풍속을 고찰하는 글도 눈에 띈다. 그는 연애가 하나의 상품 소비와 유사해졌으며 <짝>은 자본과 외모가 정략적으로 결합하는 오늘날의 연애 풍속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대졸자 과반이 백수가 되고 취업자의 40%가 연봉 1,800만 원 이하 비정규직이 되는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 국민 소득은 2만 달러가 훌쩍 넘는데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고,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의 수준은 바닥을 맴돈다.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개인이 이러한 사회의 압도적인 하중을 피할 방법이 없다.  뉴스를 통해 대형 참사 소식이 들려오고,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소식이 들려오지만 사람들은 아픔에 동참할 줄 모른다. 불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는 왜 이렇게까지 변했을까? 이에 저자는 ‘무통문명’ ‘식인사회’ ‘유령사회’란 개념을 언급한다. 


이런 냉소적 주체들이야말로 모리오카 식으로 말하면 가축화된 존재들이다. 이런 가축화된 존재들은 자신의 고통은 물론이고 타인의 고통마저도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식인사회를 용인한다. 타인을 희생양으로 만들면서 안심하는 사회, 그게 지금 한국 사회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_「무통문명 속의 식인사회」에서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삶의 영역 도처에는 유령화된 존재들이 넘실대고 있다. 도시에서 배제되고 추방되는 유령들뿐만 아니라, 4대강 막개발의 와중에 추방되는 유령들이 있고, 사회로의 연착륙을 봉쇄당한 거대한 집단의 청년 세대들이 유령으로 전락하고 있다. 인간만 유령화되는 것이 아니라, 구제역 파동 속에서 살처분되는 생명 일반이 ‘비용’의 차원으로 그 생명성이 탈색되어 비명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 실로 유령화는 오늘날 삶의 일반문법이 되고 있다. 

_「우리는 유령인가」에서



이러한 인문학적 통찰은 오늘날의 한국적 현실을 이해하는 데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시사비평가라든가 경제평론가, 혹은 정치평론가가 쓰는 칼럼과 인문학자가 쓰는 칼럼은 달라야 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살맛나는 세상, 따뜻한 세상의 회복을 꿈꾸는 저자의 소박한 희망도 담겨 있다.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잃어가는 10대, ‘정규직이 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20대, 연애 불가능, 결혼 불가능, 육아 불가능의 ‘삼포세대’ 30대, 두꺼운 가면을 쓰고 ‘기계’처럼 일해야 하는 40대, 소통 불능인 집권 세력……. 이 책은 시대의 아픔에 눈감지 않고 우리가 함께 아파하고 공감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냉철한 비판 속에 뜨거운 문학적 감성이 묻어나는 이명원식 글쓰기를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자 소개>>

이명원

문학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및 성균관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이라는 ‘따뜻한 낭만’과 비평이라는 ‘차가운 이성’을 오가며 한겨레, 주간경향, 시사IN, GQ 등 여러 신문과 잡지 등에 촌철살인의 칼럼을 써왔다. 


2004년 ‘한국의 미래 열어갈 100인(한겨레)’에 선정되었으며 상상비평상, 성균문학상, 한국출판문화상(저술 부문) 등을 수상했다. 『비평과 전망』 『내일을 여는 작가』 『실천문학』의 편집주간을 역임했으며, 현재 계간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이다. 저서로는 『타는 혀』 『해독』 『파문』 『연옥에서 고고학자처럼』 『시장권력과 인문정신』 『종언 이후』 『말과 사람』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 등이 있다.


“나는 세계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이지만, 적어도 사람에 대해서는 낙관주의자다. 그것은 이 세계의 비참을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는 것 모두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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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9. 17:14

 

 

 

학생들이 정작 알아야 할 것들을 모른다!

 

다시 고전(古典) 읽기를 권하는 선생님과 함께 떠나는 인문학 여행!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인문학 공부』는 고전 읽기와 인문학 공부를 통해 우리가 더욱 절실한 앎과 마주하면서 미래의 길잡이를 찾아가 보기를 촉구한다.

현직 교사인 저자는 인류 역사 전체를 내다보는 눈길로 고전(古典)을 읽어내자고 권한다. 당장 학교 시험점수를 얻으려고 잡다하고 시답잖은(!) 지식을 쌓는 일을 잠깐 내려놓고, 인류가 어떻게 살아왔으며 현실에서 고통스러운 문제가 무엇인지, 더 절실한 앎부터 마주할 것을 권한다. 기존의 교과서가 얼마나 허튼 내용인지 짚어보고, 미래의 길잡이가 될 만한 얘기도 들려준다.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 가르쳐야

 

“이른바 참교육, 무엇이 문제였던가? 선생들이 눈앞의 교실에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많이 궁리하고 실천했지만, 정작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가슴 떨리게 고뇌하지는 않았다. 전교조가 탄생할 때에는 교사와의 만남으로 세상 보는 눈을 틔운 학생들이 꽤 많았다. 그들을 ‘전교조 (교사들에게 배운) 1세대’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 뒤 2세대와 3세대는 뚜렷이 태어나지 못했다.

물론 참교육의 부재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요, 교사를 (주되게) 탓할 일도 아니다. 몇몇 큰 나라의 학생을 겪어본 교육자들의 소감으로는 딴 나라 학생들도 대부분 인류 공통의 절절한 역사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개척해내는 데는 그 절절한 역사의 기억이 사활의 열쇠가 되거늘! 학교와 학문이 무너져 내리는 야만스러운 현실이야말로 지구촌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가장 큰 위험 요소다.”

그리하여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인문학 공부』는 ‘어떻게’보다 ‘무엇을’ 가르칠까를 위해 우리에게 담대한 의기와 깊은 지혜를 촉구한다. 아이들에게 솔깃한 예화를 찾고, 단지 생태나 환경, 통일, 인권 등만을 이야기하며 모둠 학습을 하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실의 영역 하나하나가 아닌 현실의 총체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어떻게’가 아닌 ‘무엇을’ 가르칠 수 있다.

 

“교과서는 저리 가라!”-교과서를 잠시 내려놓고

저자가 보기에 고등학교 교과서는 여러 고전들보다 훨씬 어려울 뿐 아니라 한가로운 관조와 잡동사니 같은 사변적인 지식들로 가득 차 있다. 오히려 이 책에는 당장의 시험에 써먹지는 못한다 해도, 길게 보면 인문 공부의 눈을 틔워 주는 절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파우스트』를 자본주의의 원시적 축적 시기 상업 자본주의의 제국주의적 수탈의 서사시로 본다. 삐딱한 소설 『돈키호테』에서는 『호질』을 찾아본다. 세르반테스의 인생 역정이 녹아 있는 주인공 돈키호테에게서 황금시대를 찾아가는 불멸의 인간형을 찾아본다. 근대 자본주의를 찬양하고 미화하는 경제이론은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의 ‘원자론’에 바탕을 두었음을 적시한다.

안티고네를 어디에도 제 자리가 없는 nobody지만, ‘법이 가 닿을 수 없는 삶의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던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건 윤리적 영웅으로 본다. 세상에는 이름 없는 가녀린 ‘안티고네’들이 수없이 피었다가 속절없이 스러져갔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법이 아니라 사람다운 삶이에요.” 하고 외치며 국가권력의 횡포에 맞섰던 수많은 여성들. 아우내 장터에서, 한라산 기슭에서, 또 어디 노동의 현장에서 강자(强者)에게 맞섰던 숱한 여성들.

오디세우스의 키르케 이야기에서 세상의 또 다른 nobody들을 찾아본다. 프랑스 혁명의 제3신분, ‘아무것도 아닌 존재만이 모든 것을 대표할 수 있다.’ 시이에스는 프랑스 혁명 과정에 시민(부르주아) 계급을 가리켜 똑 부러지게 이 얘기를 표현했고, 히브리의 예수는 ‘하느님의 나라’라는 종교사상 속에서 그런 보편성을 못 박아 단언했다.

저자는 국어 교과서뿐만 아니라 경제 교과서와 사회 교과서도 잠시 내려놓으라고 한다. 그 속에서 인류의 보편 가치를 찾아가는 이웃사랑이라는 명제를 끌어내본다. 온몸으로 밀고 가는 전투적인 이웃 사랑의 예를 종교의 개척자인 사도(使徒) 바울, 유관순과 전태일, 총을 든 게바라, 궐기한 전봉준의 사랑에서 무엇인가를 찾는다.

-영화 「스파르타쿠스」에서 어느 해적이 스파르타쿠스에게 노예 수송을 해서 재물을 모으자고 꾀었다. “당신 이 로마제국에 맞서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기가 아닐까?” 그가 대꾸했다. “노예 됨을 거부하고 싸워야만 우리는 사람이 되거든? 지고, 이기고는 그 다음 문제일세. 아니, 우리는 이미 이겼어.”-

‘영원함(불멸)’과 ‘진리(자유)’는 이 굽힘 없는 행동(실천) 속에만 깃든다. 그것은 미친 사랑이요, 참된 삶은 거기서 비롯된다.

 

참교육의 방향 전환을 위해-통합 수업의 모색

저자는 참교육을 향한 방향 전환의 목소리를 모아낼 결정적인 계기는 눈앞의 현상에 대해 분개하거나 꾸짖는 일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구조적인 힘’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이라고 본다. 교사들이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는 주된 원인의 하나가 ‘주어진 교과서’에 있다는 것이다. 주어진 교과서에 의거해 시험을 봐야 하고, 또 학생들은 시험 성적에 목을 매달고 있으니 교사는 교과서에서 거의 자유롭지 못하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통합 수업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우선 국어 교과서부터 짚고 넘어간다. 예전과 비교하면 국어 교과서의 내용이 풍성해졌지만 지금의 교과서는 ‘읽고 쓰기’ 말고도 ‘말하고 듣기’를 강조한다. 그 뜻과 취지는 공감할 구석이 있지만 그것을 ‘국어교과 수업’ 안에서 실현하기가 벅차다.

저자에 따르면, 말하고 듣기 공부는 학교에서 무슨 ‘토론대회’를 연다든지, 아니면 전교생이 다 같이 하는 어떤 프로그램을 배치한다든지 하여, 학교 전체 차원에서 궁리할 일이고, 어느 교과 선생이든 ‘토론하는 법’, ‘남의 말 귀담아 듣기’를 지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국어교과가 혼자 떠맡을 일이 아니다. 국어책에는 ‘말하고 듣기’와 관련해 알아둘 내용을 담아서 읽힐 수는 있으되, 실제로 말하고 듣는 연습을 제대로 시키기는 버겁다. 체육책에 ‘헤엄치는 법’을 적어 넣는다 해서 그 요령을 읽는 것이 ‘헤엄치는 연습’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둘째, 지금은 세계가 하나로 얽혀서 돌아가는 21세기다. 우리의 미래를 개척할 ‘사회 단위’는 인류이지 민족이나 국민국가가 아니다. 저자는 ‘한국 문학’만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세계 문화와 인류 문명을 가르치겠다는 진취적인 관점을 품어야 한다고 본다. 세계 역사와 세계 지리를 아이들이 배운다면 문학도 세계문학을 배워야 한다고 본다. 셰익스피어와 괴테로부터 발자크와 톨스토이와 파블로 네루다와 20세기 아시아 아프리카 민족해방 문학에 이르기까지 세계 문학이 표현해낸 갖가지 사상과 인간 탐구의 내용을 말이다.

 

그리고 ‘문학’이 무엇을 담아야 할지, 인류의 인문적(文的) 흐름에 비춰서도 숙고해야 한다고 본다. 마치 몇 개 대학에서 예전의 ‘국어’ 대신에, ‘언어’ 또는 ‘커뮤니케이션’의 교재를 채택하듯이, 중고교 국어도 꼭 제목을 ‘국어’로 못 박고, 한국의 고대 문학과 근대 문학만을 신주단지로 모실 이유는 없다고 본다.

셋째, 인문사회 교과와의 관련성도 숙고해야 한다고 본다. 한때 ‘논술’을 어느 교과에서 맡아야 할지를 놓고 사람들이 떠들었듯이 그러니까 ‘어느 교과가 떠맡으라’고 해서 길이 찾아지지 않는다. 지금의 교과들을 대거 수정하고 ‘통합’해서, 또 이 통합교과를 지도할 만큼 선생들의 실력을 높여서 그 길을 찾아야 한다. 학교교육도 교과마다 칸막이를 하는 분업 체제가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도 따져야 한다. 라틴아메리카의 쿠바에서는 중고등학교에서도 한 선생이 여러 과목을 다 가르치는 통합교육의 실험을 씩씩하게 벌여왔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이를테면 실제로 사회와 역사와 세상에 대해 잘 알아야 글쓰기를 잘할 수 있지, 수사법 공부는 논술에 곁가지 도움을 줄 뿐이다. 예컨대 1930년대 염상섭의 소설 『삼대』나 채만식의 소설 『태평천하』를 읽는 데서도 식민지 역사(사회)를 아는 것이 주된 공부이지 문학적 표현방법을 아는 것은 곁가지 공부에 불과하다.

학교 교과서로 수많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미래를 개척할 줄 아는 능동적인 주체로 키워내려면 교육과정을 짜는 학자 집단과 교육 관료 집단이 먼저 100년 앞을 내다보는 선진적인 세계관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높은 윤리를 지닌 사회적 개인

저자는 쿠바 사회의 교육을 보면서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할 줄 아는 높은 윤리를 지닌 사회적 개인의 배출이 인류사를 위해 교육이 할 일임을 느낀다. 우리는 ‘노동 해방 더하기 갖가지 인간 차별에서 풀려나기’쯤이 아닌 ‘근본적 인간 해방’을 추구해야 한다. 인류가 저마다 파편화된 사적·이기적 존재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로서 함께 거듭날 때라야 인류 사회는 비로소 온전히 해방된 사회가 된다. 인류의 ‘유적(類的) 본질’을 회복하는 실존적 과제야말로 근대 사회가 안고 있는 최대의 숙제이고, 그 숙제까지 떠안는 사회라야 온전한 사회라 하겠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지금의 우리가 당장 그려야 할 그림은 무엇일까? 한 세대가 노력과 열정을 다했을 때 이뤄냄직한 목표는? 저자는 “우리는 그 가까운 미래상(未來像)을 ‘연대 사회’라 일컫는다.”고 말한다. ‘연대(連帶, solidarity)’란 서로 손잡고 함께 어깨를 겯는 것이다. 서로 처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힘을 합치게 돼 있다. 자질구레한 차이는 있어도 함께 큰 그림을 품고, 새 세상을 만드는 일에 함께 나서는 사회가 ‘연대 사회’다.

 

정은교 1973년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 들어갔다. 새내기 때, 남아메리카 민족독립을 증언한 책을 읽고 그동안 국가와 학교에 까맣게 속아 살았음을 깨달았다. 하도 분해서 동쪽 하늘로 주먹감자를 날렸다. 그 뒤로 대학교수들의 강의를 한갓 지푸라기로 여겨, 거의 듣지 않았다. 망자(亡者)를 추모하는 글 하나를 썼다 하여 한동안 감옥에 갇혔다. 입학한 지 13년 만에 대학을 운 좋게 졸업하고, 교사 노릇도 1987년 민주항쟁 덕분에 하게 됐다. 하지만 이태 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고 1,500명의 동료 교사들과 더불어 학교에서 쫓겨났다. 몇 년 뒤 겨우 교단에 돌아갔는데 국가 관료와 한 줌의 헛똑똑이 전문가들이 저희 멋대로 주물러서 내리먹이는 교과서와, 대학입시가 좌지우지하는 교육 현실에 도무지 순응할 수 없어 수업이 늘 힘들었다. 진보교육연구소를 다니며 간신히 선생 노릇을 버틸 힘을 얻었다. 지금의 한국인에게 가장 훌륭한 스승은 사랑뿐인 무학(無學)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라고 여긴다. 자기는 감화(感化)를 주는 훌륭한 스승도, 유능한 교사도 못 되지만, 그래도 못된 선생놈으로 살지는 않았을 거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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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3. 19. 17:14

 

 

 

가족 연습

 

린다 몰라리 헌트 글 | 최제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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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소녀 칼리, 낯선 가정에서 가족의 사랑을 배우다!

 

친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할 때 대신 다른 가정에서 아이를 맡아 양육해 주는 ‘가정 위탁’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다 친부모의 양육 환경이 좋아지면 본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적인 제도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적이지 않지만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80여 년 전부터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족 연습》은 12살 소녀가 ‘위탁 가정’에 가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한창 사춘기 여자아이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따뜻한 가족의 사랑에 눈뜨면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성장 소설입니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란 칼리는 엄마를 따라 코네티컷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평소 말장난과 까칠한 독설을 즐기고 세상 물정에 밝은 아이 같지만 사실 가난과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일 뿐입니다.

 

어느 날 새아버지의 폭력으로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기면서 칼리는 엄마와 떨어져 위탁 가정인 머피 가족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자신이 살던 환경과 너무도 다른 모습이 그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한 칼리.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따뜻하고 헌신적인 머피 부인의 사랑과 티격태격하지만 다정한 머피 가족이 만들어 내는 평범하고도 이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칼리는 자신이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거부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머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신처럼 가족으로 인한 상처를 지닌 친구 토니를 만나면서 칼리는 점점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웁니다. 어느덧 꿈같은 시간이 흘러 병원에 있는 엄마가 회복하자 칼리는 엄마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오해와 애증으로 칼리는 망설입니다.

 

칼리의 엄마는 여느 엄마와 달랐습니다. 칼리가 처음 유치원 간 날에는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아 밤늦도록 유치원에 남아 있어야 했고, 엄마가 파티를 열 때면 화장실 욕조에 밤새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칼리가 반대한 새아버지와 결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살 칼리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였지요.

그런 엄마와 급작스럽게 이별하고 마음의 혼란을 겪는 칼리 앞에 머피 부인이 나타났습니다. 머피 부인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달콤한 사탕을 주듯 칼리에게 따뜻하고 소중한 엄마의 모습을 선물했습니다. 실수로 액자를 깨도 화를 내지 않고, 삐딱하게 굴어도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늘 다정한 눈빛으로 칼리의 뒤에서 슬픔과 외로움을 어루만져 주었지요. 항상 사랑을 갈구하며 주변 눈치를 살피느라 당돌해질 수밖에 없었던 칼리를 위로해 준 사람도 머피 부인이었습니다. 원망스럽지만 결코 끊어 버릴 수 없는 진짜 가족과 상처 입을까 두렵지만 점점 더 정이 들어가는 머피 가족 사이에서 칼리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한층 성장합니다.

 

《가족 연습》의 작가 린다 몰라리 헌트는 머피 가족을 밀어낼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운 칼리의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립니다. 이 책은 작가의 처녀작으로, 코네티컷에서 활동하는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태시 월든 상’을 수상할 만큼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겉모습에 치중해 섣부른 판단을 하곤 합니다.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서 말입니다. ‘위탁 아동’에 대해 우리는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까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그들을 따뜻한 눈길로 봐 주길 당부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작은 행복들이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소중한 경험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까칠하고 메마른 소녀가 따뜻한 가족애를 깨닫는 과정을 그린《가족 연습》. 이 책을 읽는 동안 굳게 닫아 건 마음의 문을 열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 칼리를 응원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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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9. 17:14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살았던 마을과, 그 길과 그 나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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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는, 엄마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살았던 마을과 그 길과 그 나무와 소꼴 뜯으러 가서 누워서 보던 흘러가는 하늘을 얘기하는 것만으로 행복에 젖었고, 나는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세세한 얘기로 살아나는 생생함을 즐겼고, 옛 시절의 느림과 운치에 어느새 빠져 있기도 했다. 엄마는 누군가가, 그것도 엄마의 딸이 엄마의 인생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만으로 기뻐하셨고,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나도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엄마와 나의 기쁨 안에는 어떤 애잔함도 함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재밌게 작업했지만 같은 작업을 오래하다 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싫증이 날 때도 있었다. 그것도 잠깐, 또 다음 화를 그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작업을 했다. 그런 작업의 결과 <내 어머니 이야기> 네 권과 엄마에게 들은 평생 그리고도 남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게 되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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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이야기를 맺다

 

함경도 북청에서 보낸 어머니의 풍성했던 어린 시절과 결혼 전 이야기를 다뤘던 <내 어머니 이야기> 1부에 이어, 2, 3, 4부에서는 어머니의 결혼과 한국 전쟁, 피난, 남한에서의 정착 과정, 가족의 현재를 그려내고 있다.

총 8년의 작업 기간을 거쳐 4부로 완결된 <내 어머니 이야기>는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 그리고 작가 자신으로 이어지는 3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경제 발전과 민주화 운동,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여 년 동안의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의 흐름과 그 속에서 개인들이 감내해야 했던 지난한 삶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머니의 목소리와 딸의 손을 통해 생명을 얻어낸 이야기는, 함께 나눌 수 없게 된 북쪽의 풍요로웠던 기억들을 되살리고, 거대한 사건들 속에 부속으로 사라져 간 사람들의 흔적과 오늘날 우리 삶이 발 딛고 선 땅 아래 지층의 단면들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내 어머니 이야기> 2부

마을에서 으뜸가는 새집을 짓고 학교 다니는 즐거움을 누리던 놋새(어머니)에게도 결혼 말이 들기 시작한다. 일본군 위안부에 징집될까 하는 두려움에 서둘러 결혼이 진행되자 억지 결혼이 마땅치 않았던 놋새는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양귀비 가루를 한 웅큼 삼키지만 결국 결혼이 성사되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1년도 못 되어 전쟁이 끝나고 해방이 찾아온다.

그러나 해방은 곧 분단과 냉전으로 전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놋새는 남편과 어린 아들과 함께 데리고 흥남 부두에서 피난길에 오른다.

 

<내 어머니 이야기> 3부

전쟁이 끝나고 논산으로 돌아와 살림을 꾸리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찬세 오빠의 보살핌 속에서 안정을 되찾는 듯 보였지만, 끼니 걱정은 끊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나날을 보냈지만, 아버지는 술과 마작에 빠져 가족의 상황을 더욱 힘들게만 한다. 모질고 힘든 나날들 속에서도 어머니는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지만, 피난 후 남쪽에서의 삶에 있어 정신적 기둥이었던 찬세 오빠가 숨을 거두게 되자 깊은 슬픔에 빠진다.

 

<내 어머니 이야기> 4부

어머니의 이야기는 ‘나’(작가)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대학에 들어간 나는 1980년대 초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민주화 운동과 거친 대학 생활에 몸과 마음에 병을 얻는다. 그 사이 가족을 건사하느라 지친 어머니 또한 우울증을 얻게 되었지만, 본인들의 삶에 바쁜 가족들은 어머니의 병세가 심해져 가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렇게 각자의 삶 속에서 시간이 흘러간다.

이후 나는 <내 어머니 이야기>를 작업해 나가며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머니와 가족, 또 역사와 삶에 대한 많은 것들 이해해 나가며 자신과 어머니의 치유에 대한 희망을 키우게 된다.

 

작가 프로필

 

1965년 충청도 논산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의 고향은 함경도 북청이다.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출생지가 함경도 북청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했고, 영화를 하려다가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 마흔 살에 시작해서 10년째 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린 만화책으로 <고모가 잠잘 때 생길 법한 일>과 <내 어머니 이야기> 1부가 있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만화지 《새만화책》과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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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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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꽃이 독재를 이긴 기적의 이야기

2010년 부패한 정권이 지배하는 튀니지에서 ‘돈 없고 빽 없는’ 가난한 청년이 독재의 전횡에 분노하여 분신자살하면서 시작된 혁명의 불길은 전 아랍 세계로 퍼져 나갔다. 튀니지의 국화 ‘재스민’에서 이름을 따 ‘재스민 혁명’이라고도 불린 이 사건과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독재국가들에서 민주화 혁명이 일어난 ‘아랍의 봄’의 전개된 과정을 전문가의 글과 참신한 만화가의 그림으로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 국내 전문가 김재명 교수의 명쾌한 해설도 실렸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국제엠네스티에 기부된다.

아랍의 봄

 

2010년 12월 17일 튀니지의 중부 도시 시디 부지드. 대학을 졸업하고도 연줄이 없어 취업하지 못해 무허가 청과물 노점상으로 연명하던 26세 청년 무함마드 부이지지는 경찰의 단속에 걸려 바나나 7kg, 사과와 배 다섯 상자를 빼앗겼다. 여섯 명의 동생을 데리고 살아갈 길이 막연해진 그는 세 차례나 시청에 찾아가 선처를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모욕뿐이었다. 부패한 경찰에게 뇌물을 상납할 형편이 되지 못했던 그는 시청에서조차 외면당하자, "내가 보이지 않는다면 보이게 해주겠다"며 시청 앞에서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그의 분신자살은 부패와 독재에 시달려온 시민의 분노에도 불을 붙였다. 튀니지 민중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1월 14일, 23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벤 알리 대통령은 결국 망명길에 올랐다. 이 사건은 무기력하게 독재에 순응하며 살아야 했던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웃 나라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주었고, 독재 정권들의 연속적인 붕괴를 이끌어냈다.

 

불길처럼 번진 혁명의 외침

 

튀니지와 마찬가지로 아랍 지역에는 오랜 세월 독재정치를 펼쳐온 권력자가 대부분이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42년(1969년 집권),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33년(1978년 집권),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30년(1981년 집권), 튀니지의 지네 벤 알리 24년(1987년 집권),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1970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아버지 하페즈가 사망한 2000년 대물림 집권)가 장기 집권자들이다. 세습 왕들의 집권 역사는 더 오래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드 왕조는 1932년부터, 요르단의 하세미트 왕조는 1920년부터, 모로코 왕조의 출발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력과 부의 대물림이 낳는 부조리와 고통은 고스란히 아랍 민중에게 떠넘겨졌다.

 

그런데 철옹성 같았던 그 독재 정권이 튀니지, 이집트, 예멘, 리비아에서 아랍의 봄을 맞아 순식간에 붕괴되었다. 이른바 ‘중동 전문가’ 중에서도 2011년 ‘아랍의 봄’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중동 이슬람 국가들은 종교(이슬람) 때문에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이슬람 문화는 오히려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아랍은 하나, ‘범아랍(pan-Arab)’이라는 동질성이 바탕이 되었기에 한 국가에서 일어난 민주화 바람은 이웃 국가로 들불처럼 재빠르게 번져갔다. 그렇게 튀니지에서 부패한 정부의 독재에 맞서는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일어나자, 이집트 사람들은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의 문제로 여겼고,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그곳 민중이 혁명을 일으키고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뉴스로 지켜보면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그들이 남이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거리로 뛰어나갔다.

 

이 책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독재 정권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고, 이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종교 세력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으며, 어떤 계기로 ‘아랍의 봄’이 촉발되어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누가 혁명을 주도하고 투쟁하다가 어떻게 희생되었는지를 매우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아울러 부록에 수록된 이 분야 전문가 김재명 교수의 해설은 자칫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이 지역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주고, 2014년 오늘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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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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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코바늘 한 자루면 마법처럼 금세 완성하는 손뜨개 모티브!

50가지 모티브로 만드는 다양한 손뜨개 소품 총정리

 

뜨개질을 사랑하는 니터라면 반드시 한 권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손뜨개 모티브 책,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을 소개한다. 1969년에 설립된 일본의 수예 전문 출판사 주부의벗사에서 출간된 모티브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모티브 50가지와 그 연결법을 응용한 손뜨개 소품 40점을 모아놓은 책이다.

사각, 원형, 삼각형, 다각형 등 가장 기본이 되는 다양한 모티브 가득 담겨 있어 이제 모티브 뜨기를 시작한 초보 니터도 손쉽게 손뜨개 특유의 청초함과 귀여움, 빈티지하고 포근한 4가지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세월이 흘러도 언제, 어디에나 엣지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손색없는 다양한 패션·인테리어 소품을 소개해 실용성을 더했다. 또한 한국어 번역본에서만 볼 수 있는 기초 코바늘 뜨개법과 연결법 동영상, 국내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대체실 목록 수록되어 있어 초보 니터는 물론 숙련된 니터 모두에게 나만의 개성 넘치는 모티브 뜨기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이제 막 모티브 뜨기를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한번 시작하면 절대 멈출 수 없는 악마의 뜨개질,

‘어마무시한’ 모티브 뜨기를 소개합니다!

 

초봄부터 잇걸들의 손은 바빠진다! 가장 실용적이며 패션과 인테리어의 알록달록 귀여운 포인트가 되는 명불허전 윈터 아이템이자 사계절 아이템이기도 한 손뜨개 때문. 그러나 대바늘 뜨기는 어렵기만 하고, 코바늘은 쉽지만 내 인내심을 믿을 수가 없다! 이런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이다.

몇 단만 뜨면 금세 완성되는 1장의 모티브, 쉽게 완성하는 그 맛에 한 번 시작하면 절대 놓을 수 없는 악마의 뜨개질이라고도 불리는 모티브 뜨기! 모티브 1장으로도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고 조금 더 연결해 뜨다 보면 목도리, 마리에트, 무릎담요, 침대시트까지 완성할 수 있다. 모티브를 뜨다 보면 처치 곤란이었던 자투리 실이 코바늘 몇 단만으로도 무궁무진한 패션·인테리어 소품으로 마법처럼 변신하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초보자는 물론 숙련자까지 누구나 응용 가능한 기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로 그동안 꿈꿔왔던 앙증맞으면서 우아한 모티브 뜨기의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자.

 

친절한 설명으로 어려웠던 배색무늬도 손쉽게 완성!

스테디셀러 모티브 50가지 도안과 대체실, 동영상을 수록해

초보자도 개성 넘치는 나만의 모티브를 만들 수 있다!

 

사각, 원형, 삼각형, 다각형 등 다양한 모티브의 매력이 꽉 찬 《두근두근 코바늘 레슨: 초보 니터를 위한 손뜨개 모티브 50》. 1969년 설립되어 수예 전문 출판사로 활발한 출간활동을 하고 있는 주부의벗사의 모티브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50가지 모티브와 그 모티브를 활용해 만드는 베스트 패션·인테리어 아이템 40가지를 담고 있다.

특별히 이 책에는 사랑스럽고, 앙증맞으면서도, 청초하고 우아한 기본 도안들이 많이 담겨 있어 니트 만들기에 도움이 되며, 대체실이 수록되어 있어 ‘어떤 색실로, 어떤 모양을 만들어볼까?’란 모든 니터의 두근두근 도전 욕구를 만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간결한 목차와 친절한 동영상 설명, 존재하는 대부분의 모티브에 대해 소개한 이 책은 니터들에게 두고두고 꺼내 보는 특별한 친구이자, 모티브 뜨기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 추운 날씨로 자꾸 움츠러지기만 하는 요즘, 나만의 패션·인테리어 소품으로 내 얼굴과 내 집 안을 환히 밝혀보자.

[지은이]

 

주부의벗사

 

[옮긴이]

 

김수정

서울여대에서 일어일문학을, 일본도신일본어학교에서 일본어를 공부했다. 에릭양에이전시에서 저작권 업무를 담당했으며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가방》, 《마음까지 따듯해지는 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모자》, 《딸기와 해님》, 《우리만의 로리》 등 다수의 일본동화책과 《처음 만드는 가죽 팔찌》, 《베이킹 소다 활용법 A to Z》, 《머리가 좋아지는 종이 오리기》 등을 번역했다.

 

[감수자]

송영예

우리나라 최초로 손뜨개 인터넷 사이트 ‘www.banul.co.kr’을 개설해 전국에 손뜨개 열풍을 일으켰다. (사)한국손뜨개협회 회장과 한국프랜차이즈 협회 이사를 지내고 있으며, 2013년 모범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되어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송영예의 패션 STYLE 손뜨개》, 《송영예의 스타일 손뜨개》, 《첫눈에 반한 카디건 손뜨개》 등이 있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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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8. 18:04

 

 

[이 책은]

 

대표적인 ‘문화통 기자’로 꼽히는 저널리스트이자 문화평론가 조우석이 소리꾼 장사익, 배우 김미숙, 정목 스님, 고(故) 김열규 교수 등 각자의 자리에서 우직하게 삶을 이끌어온 열두 인물과 만나 풍요로운 인생 담론을 나누었다. 어지러운 세상살이를 버텨낸 뚝심에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자유를 선언한 용기까지,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뜨겁고 진솔한 인생 내공을 선사할 것이다.

 

● “이게 사는 건가 싶을 때, 그들을 만났다” ― 열정과 뚝심으로 시대를 살아낸 12인과의 인터뷰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지. 다만 1등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무엇보다 ‘나답게’를 목표로 하면 돼. 그게 포인트야.” 삶의 갈피를 놓쳐버린 많은 이들이 ‘멘토’와 ‘힐링’을 찾는 시대에, 국내에서보다 세계에서 더 유명해진 사진작가 김아타가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 강한 여운을 남기는 것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자기만의 뚝심’을 일깨우기 때문일 것이다.

 

대표적인 ‘문화통 기자’로 꼽히는 저널리스트이자 문화평론가 조우석이 김아타를 포함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12인의 ‘인생 부자들’을 만나 뜨겁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 기록을 신간 《인생부자들》으로 엮어 출간했다. 소리꾼 장사익, 시인 문정희와 배우 김미숙, 정목 스님, 한국학자 고(故) 김열규 교수, 만화가 현태준과 광고인 김홍탁, 최근 원서동 공간(空間) 사옥을 매입한 (주)아라리오 김창일 회장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를 대표하는 다채로운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자기 내면을 열정적으로 탐구하고, 조르바처럼 우직하게 자신의 직관과 본능을 추구해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인터뷰어 조우석이 이들을 아우른 단어는 ‘인생 부자’다. 돈이 많아 부자도 아니고, 한갓지게 사는 마음부자도 아니다. 그는 솔직한 자기 욕망과 내면에 귀기울여 우직하게 삶을 밀어붙인 사람들, 그래서 우여곡절과 성패(成敗)가 교차하는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 덕분에 자연스레 쌓인 인생 내공이 있는 사람들을 ‘인생 부자’라 칭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은 각자의 삶을 ‘나답게’ 살아 인생의 ‘독립정부’를 구축한 사람들이다. 자연히 직관과 본능으로 야성적인 인생을 살았던, 니코스 카찬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조르바’를 연상할 법하다.

월간 《여성중앙》의 인터뷰 칼럼 ‘행복한 나의 서재’에 3년 간 실린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계 인사들과의 인터뷰 중에서 주옥 같은 인생 앤솔로지만을 골라 엮은 신간 《인생부자들》은, 어지러운 세상살이를 버텨낸 뚝심에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의 자유를 선언한 용기까지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뜨겁고 진솔한 인생 내공을 선사할 것이다.

 

● “인생이라는 바다에 던져진 이들이 삶을 견디는 무기” 문정희의 시, 장사익의 노래, 김홍탁의 광고…

 

인생은 고해(苦海)다. 그러나 각자의 방식으로 견디고, 이기고, 꾸려가는 것이 인생 아니던가. 우리 시대의 인생 부자들은 고해를 건너는 자신 만의 무기를 갖고 있다. 시인 문정희는 자신을 “큰 바다에 던져진 바리데기”라고 표현했다. 여고 시절부터 ‘한국의 프랑수아즈 사강’이라고 별명이 붙었을 만큼 시적 재능이 뛰어나 일찍이 미당 서정주의 총애를 받은 그녀지만, 인생은 외로움이었다. 그 외로움이 자신의 시를 격렬하고 웅장하게, 불새처럼 날게 했다고 고백한다.

 

문정희 시인에게 시가 있었다면, 소리꾼 장사익에게는 노래가 있었다. 선린상고를 졸업한 충남 광천 출신의 장사익은 젊은 시절 보험회사와 가구회사 영업사원, 독서실 운영에 카센터 사무장까지 거치며 ‘이게 내 길이 맞나’라는 의구심을 키워왔다. 그러나 군 시절엔 ‘31사단 봄비 아저씨’(김추자의 <봄비>를 기가 막히게 불러 그런 별명이 붙었다)로 이름을 날렸고, 노래가 좋아 직장에 다니면서 낙원상가 근처 음악원엘 기웃거렸다. 그렇게 오래 묵은 갈증이 나이 마흔 다섯에서야 꽃을 피웠다. 첫 앨범 《하늘 가는 길》을 내고, 소위 ‘대박’을 쳤던 것이다. 지금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한국적으로 노래하는 소리꾼’이라는 이야길 듣는다. ‘나다움’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인 ‘장사익표 노래’를 듣고자 매 공연마다 중장년층 팬이 몰리고, 연일 매진 행렬이 이어진다.

 

국내 최고의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유일한 ‘마스터’ 직함을 받은 광고인 김홍탁에게는 광고, 그 중에서도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광고’가 무기다. 그는 광고 좀 아는 사람들에게는 대표적인 광고계 아방가르드로 손꼽힌다. 스타에 의존하는 광고를 멀리하고, 일찌감치 글로벌 광고 무대에 뛰어들었다. 기존 방식의 광고가 쇠퇴하는 지금, 김홍탁의 광고는 디지털, 바이럴(viral), 플랫폼 중심의 크리에이티브 트렌드 최전선을 걷는다. ‘안정’보다 ‘가치’를 선택한 그 결실이 수년간 제일기획이 칸 국제광고제에서 거둔 성과들로 드러나고 있다. <생명의 다리> 프로젝트(자살의 다리로 악명 높은 마포대교에 ‘밥은 먹었니?’등의 카피를 흘려보내 자살률을 낮추고자 했던 플랫폼 광고) 등이 대표적이다.

 

● “싸구려 장난감이 먼지를 털고 나타날 때의 감격, 블루진 재킷을 사 입은 채 잠들 때의 벅찬 자유” ―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해방된 현태준과 한대수, 시인 류근의 인생 내공

이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날 줄 아는 용기 있는 인물들이기도 하다. 만화가이자 장난감 컬렉터로 유명한 현태준은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만화와 장난감에 인생을 건 인물이다. 폐업한다는 소리가 들리는 문방구들을 찾아 전국을 다니며 싸구려 장난감을 수집하고 다니며 감출 수 없는 즐거움을 느꼈고, 풍요로웠던 70-80년대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사람들과 이 기쁨을 나누기 위해 ‘뽈랄라 수집관’을 열었다. ‘뽀르노+랄라라’의 합성어인 ‘뽈랄라’는 그가 만든 내숭 금지, 인간 본성 회복의 캐치프레이즈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는 그의 당찬 선언은 ‘인생 부자’로서의 면모를 엿보게 한다.

<물 좀 주소>로 영원한 히피이자 전설의 록커로 자리매김한 가수 한대수 역시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직 ‘내 노래’를 고수해 온 인물이다. ‘기인’에 가까운 그의 파란만장 인생사는 차치하고서도, 그는 “남에게 생각을 강요하는 건 폭력”이라는 무거운 말을 박장대소 속에 뱉어내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남대문 시장에 가서 거금 7만원을 들여 마음에 쏙 드는 블루진 재킷을 산 다음 엄청 행복해 입은 채로 침대에서 잠을 잤다는 고백을 털어놓을 때엔 특유의 자유분방함에 묘한 웃음이 지어진다. 누구에게나 그런 로망 하나 없을 리가 없지 않은가.

외부 세계가 아닌 내면의 소리에 집중해,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사회적 지위를 내려놓고 인생 행로를 뒤흔든 시인 류근의 인생도 인상적이다. 가수 김광석의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가로도 유명한 그는 1992년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으나, 대기업 홍보팀을 거쳐 IT 벤처회사의 CEO를 지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돌연 그가 문단으로 돌아왔을 때 사람들은 다들 의아했다. 그러나 ‘조낸’과 ‘시바’가 난무하는 통속적이면서도 심금을 관통하는 절절한 산문이 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그가 펴낸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는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물리적 허기보다 정신적 허기에 민감했다. 어릴 적부터 내 꿈은 시인이었다. 돌아올 곳에 돌아온 것뿐이다”라는 그의 고백은 답답한 시대에 내린 시원한 소나기처럼 반가운 구석이 있다.

 

● “무수한 실험과 실패를 통해 여기까지 왔다. 내 인생의 레이더망은 나만 볼 수 있는 것”

 ― 기인으로 알려진 김창일 회장의 꿈, 세계가 주목하는 김아타의 내일

2013년 문화계 최대 뉴스 중 하나는 원서동 공간(空間) 사옥의 주인이 바뀐 것이었다. 건축가 김수근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이 건물을 매입한 (주)아라리오의 김창일 회장은 미술계에선 ‘기인’으로, 건축계에선 ‘졸부’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실제 그는 세계 200대 현대미술 컬렉터로 손꼽히는, 씨 킴(CI. Kim)이라는 작가명으로도 활동하는 예술가이자 비즈니스맨이다. 주변의 오해와 편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조르바적 본능’에 충실해, 자신 만의 ‘레이더망’을 바라보다 ‘발사 버튼’을 누른다. “내 인식과 영감이 만든 레이더망은 아무도 본 적 없는 거예요. 그래서 비록 실패할 지라도 내가 결정하고 판단할 일이에요.” 공간 사옥의 매입도 이렇게 직관적으로 결정됐다. 그가 평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는 뮤지엄 건립은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공간 사옥에 꾸며질 갤러리의 가칭)의 개관과 제주도 뮤지엄으로 곧 구체화될 예정이다.

 

현대미술의 본고장인 뉴욕을 뒤흔든 사진작가 김아타의 인생도 무수한 실험과 실패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는 국내 사진계의 외면을 뒤로 하고, 멋지게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았다.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는 독자적인 사진 철학을 확립하고, 기존의 ‘사진작가’라는 기존의 관념을 부수어버렸다. 알려진 대로 그는 독학으로 사진에 뛰어든 인물이다. 그의 대표작인 <니르바나> 시리즈를 전후해 그는 자신의 이름을 김아타(金我他)로 바꾸었는데 “주어진 조건대로 살지 않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각오”였다. 이후 그는 낡은 통념과 상식의 틀을 무시하는 <해체> 시리즈,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그의 철학을 성숙시킨 <온 에어> 프로젝트(뉴욕 번화가에 사람과 자동차 모두가 사라져버린 분위기를 연출한 작품) 등으로 이어져 현대사진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이번 인터뷰집 《인생부자들》에 소개된 이들의 인생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지금까지의 내적, 외적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때로는 소박하고, 때로는 장대한 꿈과 로망을 언급했다. 우리의 인생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진리는 이들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한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 도전과 열정이 있기에 그들의 ‘오늘’이 더욱 아름답지 않았을까.

 

● “누구나 영혼의 속도가 다르다. 나다운 삶과 죽음을 준비해야” ― 정목 스님의 웰다잉론과 고(故) 김열규 교수가 남긴 생전 마지막 인터뷰

책의 말미를 장식한 인터뷰는 가장 영향력 있는 비구니로 성장한 정목 스님과, 지난 가을 작고한 한국학자 김열규 교수와의 인터뷰이다. 명상 전문 유나방송의 DJ로, 힐링의 메시지를 담아 펴낸 베스트셀러의 저자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정목은 중학교 졸업식을 한 달 남기고 출가를 결행했다. “삶이 고통스럽거든 강물에게 물어보라”는 싯다르타의 가르침에 완전히 사로잡힌 탓이었다. 평범한 소녀였지만, 나 홀로 있을 때의 적막과 평정, 그 고요함이 주는 행복을 맛보게 되자 “학교는 결코 인생의 질문에 답을 해주지 않는다”는 답을 얻었다. 그렇게 불가에 귀의해, 그녀는 병실과 영안실을 다니는 삶과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이들을 찾아 위로하는 법사 생활을 해왔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원하는 것, 그것을 지금 당장 하라”는 묵직한 조언은 그런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다.

 

죽기 전에 꼭 한번 울음을 남긴다는 백조의 이야기처럼, 예기치 못하게 마지막 인터뷰가 되어버린 한국학자 고(故) 김열규 교수와의 인터뷰는 정목 스님의 메시지와 오버랩되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던진다. 한국인의 질박한 삶의 궤적에 천착해온 김열규 교수는 《월든》의 저자 데이비드 소로처럼 살고자 1991년 낙향해 집필과 강연 활동을 해왔다. 능소화가 피어 있는 한여름, 그의 자택에서 인터뷰어 조우석과 그는 필경 신선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저는 혼자 있다고 해도 외롭다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홀로 있어도 충분히 자족적인 내가 있기 때문이지요”라던 그의 의연한 고백과, “문학은 고뇌요, 글쓰기는 노동”이라 말하던, ‘문학적 인간’이었던 인간 김열규의 마지막 목소리를 이 책 《인생부자들》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이 책에 등장하는 열두 명의 존재들은 복 받은 인생들이다. 그들은 시절이 허락하지 않더라도 무언가를 갈망했고, 그 열정에 스스로가 감복한 사람들이다. 지치지 않아 멈추지 않았고, 그 속에서 희열을 배웠고 존재를 깨달았다. 이 박복한 시절에 그마저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열두 조르바들의 인생과 철학이 우리 시대 독자들에게 건네는 묵직한 질문에 답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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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직관과 본능이 이끄는 대로 우직하게 갈망한 삶의 고수들을 만나다

 

인터뷰어 조우석

문화의 눈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저널리스트 겸 문화 평론가다. 서강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30년간 《서울신문》, 《문화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주로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음악, 미술, 연극 등 문화의 거의 모든 분야를 훔쳐볼 수 있는 행운을 누린 덕에 대표적인 ‘문화통 기자’로 꼽혀왔다. 2010년 서울언론인클럽 신문칼럼상, 2008년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평론상을 받았다. 펴낸 책으로 《남자는 서재에서 딴짓한다》, 《굿바이 클래식》, 《한국사진가론》, 《책의 제국, 책의 언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미래의 저널리스트에게》, 《멜랑콜리 즐기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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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8. 18:03

 

[100호 특집]

 

계간 작가세계가 창간 25년 만에 통권 100호를 맞이했다. 1989년 여름 <이문열 특집>을 창간호로 출발하여 단 한 권의 결호도 없이 2014년 봄호로 100호 째를 발간하게 된 것이다. 이는 문학계간지 사상 유례가 드문 일이라 하겠다. 숱한 문학관련 잡지들이 명멸하고 문학사적 지도를 그려 나가는 일이 세기말 이래 나날이 난망해지고 있는 문학현실에서 한 번의 휴․복간 없이 25년을 지속하여 100번 째 문학잡지를 세상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작가세계는 1호부터 99호까지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96명의 작가들―박완서․조세희 선생의 경우 두 차례 특집으로 다뤘고, 창간 10주년 기념호(40호)까지 헤아리면 실제로 총 96명의 소설가․시인․평론가―의 삶과 문학을 <작가특집>란을 통해 집중조명해 왔다. 25년 전 작가세계는 창간사에서 “문학의 다양성에 대한 탐구”, 그리고 “문학인은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는 명제하에 ‘작가와 작품 중심의 문학에의 추구’를 천명하고 그를 기조로 한 문학작업을 여실히 실천해 왔고 오늘 그 성과가 100호에 이르렀다.

<권두좌담> 문학사라는 산맥을 위하여: 작가세계 100호 발간 특집 좌담

작가세계는 창간 당시의 돌올한 문학정신과 결연한 의지를 되새김하고 후일담을 통해 문학적 향수를 독자들과 공유하며 향후 200호, 300호…… 500호에 이르는 문학도정을 헤아려보는 뜻에서 발행인(최선호)과 창간 초대 주간(최승호)과 3대 주간(이경호), 그리고 현 주간(박광성)과 편집위원(박철화)이 함께하는 <100호 발간 특집 좌담>을 마련하여 “문학사라는 산맥을 위”한 길을 밝혀보았다.

 

이 자리에서 초대 주간 최승호 시인은,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집중조명해 보고 이데올로기나 여러 가지 입장들을 떠나 오직 작가 중심 곧 작품 중심의 잡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창간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작가세계는 문단권력과는 관련이 없는 잡지이기에 그래서 더 공정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영원한 무소속의 영혼’이라는 저의 성향이 드러난 잡지라고 생각됩니다. 작가세계를 통해 한 작가나 시인을 다룬다는 것은 하나의 산을 얻는 것과 같은 일로 여겨졌습니다. 이제 100호가 나오면 100개의 산을 조명했다는 것이겠죠. 그 산들이 모여 문학사라는 산맥을 이룬 것이지 않을까요. 요컨대 작가세계의 창간 취지는 한 작가를 가능한 한 여러 각도로 조명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어떤 계간지도 작가의 화보를 작가세계처럼 이렇게까지 다채롭게 꾸민 잡지는 없었습니다. 또한 전기 비평의 자료로서 연보를 비롯한 여러 자료들을 싣는 등 구성이 다양했습니다. 한 줄기 빛을 프리즘을 통해서 여러 빛으로 분광하듯이 작품과 작가를 분광시켜 보고자 했습니다. 작가세계라는 잡지는 작가들과 평론가들이 집단화되고 획일화되는 데 대해 보이지 않게 저항하는 잡지입니다. 그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점은 아주 중요한 정신입니다. 작가세계를 보면 우리 문학이 이렇게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것이 그동안 작가세계를 지켜왔고 만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보람이겠지요.”

 

작가세계가 25년이란 긴 시간을 큰 부침 없이 공정하게 꾸려온 데에는 생색나지 않는 자리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아온 발행인의 의지와 노력도 아울러 평가돼야 마땅하겠다. 최선호 발행인은 “25년의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건대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다니는 동안 주변의 시인과 소설가들과 교류를 이루어오며 문학을 사랑했다는 것, 그것뿐입니다. 100호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어떤 진영이나 문학권력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이 잡지가 오랫동안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랜 기간 편집위원을 맡아온 박철화 문학평론가는 “작가세계의 편집위원으로 있으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는 잡지로서는 작가세계가 가장 그러하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물론 중요한 역할들을 해낸 여타의 문예지들이 많이 있었지만, 성격상 종합지거나 에콜을 대변하는 식의 그 잡지의 존재 이유 때문에 어쩔 수없이 소홀히 했던 부분들이 저마다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세계는 시작서부터 지금까지, 작가와 그의 작품들에 대한 단 하나의 원칙을 가진, 분명한 자기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문예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라고 얘기한다.

 

3대 주간을 지낸 이경호 문학평론가는 작가세계가 우리 문학의 개성화와 풍요로움에 일조한 바에 대해 “작가세계를 통해서 등단한 시인들은 그간에 문지와 창비를 통해 자리매김한 시들과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진, 굉장히 전위적인 시들이 많았었죠. ‘세계사 시인선’이 첫 번째의 큰 성과라고 생각되고, 소설의 경우도 결국 책은 다른 곳에서 출판하긴 했지만 김연수, 김경욱, 정영문 등과 같은 소설가와 박상순 등의 시인들은 대중성을 갖고 있는 작가가 아니라 자기 문제의식과 문체들이 뚜렷한 작가여서 작가세계가 아니고서 과연 이분들이 뽑힐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라고 진단한다.

우리 문학사의 큰 줄기를 이어온 작가세계에 대해, 잡지를 맡아 꾸려온 박광성 주간은 “오늘 우리 작가세계의 가장 중요한 문학적 자산은, 통권 100호라는 점. 단 한 번도 결호를 하지 않았다는 점. 개인적 욕심은 물론 시대의 그 무엇에도 휩쓸리지 않고 오직 작가와 작품으로만 보려고 애썼다는 점. 온갖 어려움에도 발행인은 편집 방향과 그 내용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 등입니다. 이런 소중한 가치들을 우리 자신을 다지고 비추어보는 거울로 삼아, 다시 한 번 옷매무새를 단정히 여미고 새로운 각오로 열심을 다해야겠지요”라고 자평하며 나아갈 바를 피력했다.

후기에서 밝히고 있듯 25년의 세월 동안 작가세계가 창간의 정신과 의지를 올곧게 지켜내며 100호 발간에 이른 것은 96명의 특집작가 외에도 수많은 시인, 소설가, 평론가들, 그리고 초대~5대 주간들, 24명의 편집위원들, 탁월한 여러 편집자들 등 다양한 문학적 재능들이 한데 어우러진 산물임을 입증하고 있다.

 

<권두평론> 문화의 안과 밖: 객관성, 가치와 정신(김우창)

작가세계 100호 특집의 일환으로 실은 이 평론은 우리시대의 대표적 지성이자 인문학계의 거두인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 2014년 1월 18일에 있은 <네이버 문화재단> 주관 <열린연단: 문화의 안과 밖> 강연에서 행한 기조강연의 전문이다. 지면으로 전문이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방대한 평문의 말미에는 글의 주 텍스트로 사용된 독일 시인 한스 카로사(Hans Carossa)의 장시(長詩) 「해 지는 땅의 비가(서양의 悲歌, Die Abendländische Elegie)」 전문도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실었다.

김우창 교수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전후 독일의 참상을 노래한 이 시를 오늘 한국사회의 실상과 비견하고 사회와 문화의 존재방식에 있어서 크게 다르지 않음에 주목한다. 김우창 교수는 물질적 번영을 누리고 있는 우리사회가 전후독일의 황폐함 못지않은 정신적 폐허 속에 있다고 보고 과학기술 발달로 급격히 거대대중화가 진행된 산업사회환경에서 인간 내면의 정신이 약화되면 필연코 외면의 쇠퇴나 파괴를 불러오고 종국엔 내면의 소멸에 이를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유기적 공동체의 회복을 역설한다.

 

<기획특집> 왜, 어떻게, 무엇을 쓰는가(공광규 외 12인) / 특별기고(도정일)

작가세계 100호 특집의 하나로 기획된 이 난은, 공광규, 김경욱, 이 잠, 손홍규, 윤고은, 염승숙, 최은미, 이지영, 전영관, 김희선, 이갑수, 임승유, 박사랑 등 1980년대 출신 작가에서 2000년대 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여러 층위와 다양한 개성의 작가들이 어떠한 방식과 사유와 과정을 거쳐 글쓰기의 완성에 이르는지, 이야기 곧 글쓰기의 매혹은 어디서 오는지 등 작가 내면의 이야기를 육성으로 들어보는 자리다. 문학의 위기, 문학의 죽음이 끊임없이 운위되는 요즘 새로운 세대의 목소리를 통해 한국문학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도 있겠다.

이 <기획특집>의 끝에 실은 도정일 교수의 기고문 「이야기는 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가」를 통해서도 우리가 왜 이야기에 사로잡히는지 짐작할 수 있겠다.

 

 

[단편소설/신작시/장편연재]

 

100호 특집을 맞아 <창작란>도 풍성하다. 웅크린 세태의 쓸쓸한 자화상을 고수의 솜씨로 빚어놓고 있는 전업 중견작가 구효서, 화자의 내면심리를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들이밀어 좇아가는 현대문학상 수상작가 김 숨, 따듯한 감성으로 서사의 훈훈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만남의 작가 원재훈, 도발 엽기적인 상상력에서 유려한 필치로 이야기를 확장해 가는 2014년 이상문학상 수상작가 편혜영, 근래 보도된 실화에 기초했음 직한 이야기를 밀도 있는 솜씨로 서늘히 구축하고 있는 2012년 작가세계 신인상 수상작가 신주희, 촉망받는 평론가에서 시인으로, 이제는 소설가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다재다능한 작가 방민호 등의 단편소설들. 허만하, 유안진, 이건청, 이시영, 문정희, 정호승, 조창환, 김혜순, 황학주, 김기택, 허 연, 이장욱, 곽효환, 강기원, 김행숙 등 노장에서 중견시인들까지 15인의 신작시들도 전통서정과 전위파격을 넘나들며 우리시의 다채로움을 실감케 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장편연재 마지막 회를 맞는 평론가이자 소설가 김용희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인기연재소설답게 드라마틱한 전개와 에필로그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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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8. 18:03

 

 

 

책 소개

런던정경대학교 명예교수이며 인간 지능과 의식의 진화 연구로 잘 알려진 이론심리학자 니컬러스 험프리는 이 책에서 빨강을 보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의식이란 무엇인가? 의식이 무슨 일을 하는가? 의식은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새롭고 급진적인 방식으로 다가간다. 이를 통해 감각이란 우리에게 일어나는 무엇이 아니라 우리가 하는 무엇임을 시사하며 오랫동안 난제로 남아 있었던 의식의 기원에 대해 대담하고 독창적인 설명을 이끌어낸다.

 

출판사 서평

 

현대 과학과 철학 분야의 난제인 의식의 문제를

명쾌하고 신선하게 풀어낸 책

 

의식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진화해왔는지에 대해 철학, 과학, 의학 등 여러 분야에서 수백 년 동안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식의 문제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 스튜어트 서덜랜드가 그의 저서 『국제 심리학 사전』에서 "의식이 무엇이며, 무엇을 하고, 어째서 진화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으며 미국의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제리 포더가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조차 없다"고 이야기할 만큼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식의 기원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난제이다. 이러한 의식의 문제에 대해 런던정경대학 심리학 명예교수이며 인간 지능과 의식의 진화 연구로 잘 알려진 이론심리학자 니컬러스 험프리는 우리 눈앞에 빨간색이 있을 때 우리가 이를 어떻게 감각하고 이때 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하는 데서 출발하여 의식적 감각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이론적인 설명과 여러 사례를 통해 이러한 질문에 논리적으로 답해나가며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독창적인 설명을 만들어나간다.

 

빨강을 볼 때, 우리 마음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빨강 보기를 통해 들여다보는 의식의 기원과 의미

 

『빨강 보기: 의식의 기원』은 니컬러스 험프리가 2004년 하버드대학교에서 한 초청 강연을 기초로 쓴 책으로, 강연 형식을 빌려 쓴 책인 만큼 의식의 문제에 대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설명하고자 한다. 의식이라는 이 거대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험프리는 일상적으로도 관찰하기 쉬운 의식적 감각의 예로 '빨강을 보는 행위'를 들어 이 과정을 따라가고, 분석해가며 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쌓아나간다.

험프리는 빨강 보기를 시작으로 "의식이란 무엇인가? 의식이 무슨 일을 하는가? 의식은 왜 진화했는가?"라는 포괄적인 질문을 합당한 순서대로 놓고,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 의식의 기원까지 포괄하는 새롭고 급진적인 접근법을 제안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들이 의식에 대해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지도를 그려내고, 의식의 개념을 발전시켜 어떤 질문이 상대적으로 답하기 쉬운 것이며 어떤 질문이 답하기 어려운 것인지 더욱 명확하게 보게 한다.

어째서 우리 인간은 이토록 놀라울 만큼 복잡한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것일까? 그렇게 해야 할 구조적, 기능적 이유들은 무엇일까? 그런 이유들은 어떤 진화의 역사를 거쳤을까? 특히 의식의 진화 역사는 어떤 것일까?’ 험프리는 이러한 질문에 의식에 대한 자신의 수십 년간의 연구와 숙고의 결과를 알기 쉽게 설명하며, 의식의 의미까지도 포괄하는 사려 깊은 설명을 만들어나간다. 

 

책 속에서

 

이런 질문들은 그 답변이 없을 때에도 인간의 삶에서 의식이 담당하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드러내준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존에 대해 의식의 지속이라는 관점에서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의식이 중요하다. 의식이 다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하다고 주장할 만하다. (7)

 

 [의식이] "매혹적이지만 규정하기 힘든 현상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규정하기 힘들기 때문에 매혹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의식이 다르길 바라는 것일까? (......) 합의되거나 이해된 것이 거의 없는 분야에서는 어떤 뜻밖의 일을 기대하게 되는데, 우리가 못 보고 있던 측면, 혹은 바로 우리의 등 뒤에서 그런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우리가 의식에 대해 느끼고 있는 바로 그 당혹스러움이야말로 의식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열쇠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10)

 

서덜랜드는 의식이 무엇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서덜랜드는 의식이 가장 잘 하는 것 중 하나인지도 모를 일의 완벽한 예를 들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의식이 사람들로 하여금 의식을 정의하고 이해하려고 도전하게 만들며, 신비스러움과 정면으로 맞서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11)

 

의식이 중요한 이유는 중요하다는 것이 그것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의식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이 추구할 가치가 있다고 보게 만들 자아를 만들어내도록 고안되었다. (147)

 

추천사

 

“험프리만큼 독창적으로 생각하고, 시종일관 도발적이며, 우아하게 글을 쓰는 과학자는 흔치 않다. 『빨강 보기』는 (……)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책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의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라면 니컬러스 험프리보다 더 뛰어난 안내자를 찾기 힘들다.”

- 케넌 맬릭, 『선데이 텔레그래프』

 

“많은 훌륭한 생각들을 집약하면서도 읽는 기쁨을 주고, 아름다울 정도로 분명하며 간결하다. (……) 의식에 관한 동시대의 저술 중 이 저작만큼의 성취를 이룬 책은 찾기 어렵다.”

- 크리스 넌, 『뉴사이언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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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8. 18:03

 

 

400번 식당을 차린 장사의 神,

돈을 벌고 싶다면 바보 같은 장사를 해라!

외식업계의 전설,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는 그는 늘 한 가지만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질 것인가?’ ‘손님에게 많이 퍼주고 적게 남겨야 하는데……’ 손님에게 적은 이윤을 얻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장사 같지만 희한하게도 이윤이 나고 대박이 난다. 손님이 음식 값을 내고 기분 좋게 식당을 떠나면 돈은 저절로 손님이 벌게 해주기 때문이다!

놀부보쌈, 놀부부대찌개를 연이어 히트시킨 이후 그는 ‘이야기 있는 외식공간’이라는 회사를 세워 현재 국내외 14개의 브랜드(사월에보리밥, 마리스꼬, 노랑저고리, 오리와꽃게, 한식저잣거리, KRAZY SPOON, YOREE 등)로 25개의 직영점을 운영 중이며 연매출 500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많이 망해본 사람도 없다. 그야말로 ‘대박 나는 장사, 쪽박 차는 장사’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줄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저자가 39년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개하고 있는데, 역발상과 섬세함, 벤치마킹, 끈기와 열정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객과의 게임에서 지는 법을 연구하면 돈이 쌓인다는 통찰과 지혜를 풍부한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출판사서평]

 

섬세한 관찰로 고객이 말하지 않는 것도 알아차려라!

식당 주인은 항상 고객의 안면근육을 관찰해야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때 작은 불만이나 개선사항을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볼과 입’, 즉 안면근육으로 말한다. 음식이 만족스럽고 맛있으면 미소를 보이지만, 뭔가 맛이 없고 불편하면 얼굴이 찡그려진다. 얼굴 표정으로 음식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그러니 고객의 표정을 잘 관찰해야 한다. 그리고 식당 주인은 언제나 손님들의 테이블을 주시해야 한다. 손님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 섬세함이 경쟁력이다 1 : 순두부찌개에 비빔그릇이 따로 나온다면?

하얀 순두부, 청국장, 비지찌개 등을 먹을 때 밥 한 숟가락 먹고 찌개 한 숟가락 먹는 사람은 드물다. 찌개, 양념장, 밑반찬 등을 밥에 섞어서 비벼 먹는 경우가 많다. 이때 손님의 마음을 미리 알아차리고 비빔 그릇을 따로 갖다 주면 손님들은 마음속으로 감동한다. 하얀 순두부를 먹을 때 손님이 떠난 테이블을 유심히 관찰하면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서비스 전략이다. 반찬과 양념장으로 범벅이 된 밥그릇을 치우면서 ‘왜 이렇게 더럽게 먹은 거야?’ 하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밥그릇에다 이 많은 것을 넣고 비비느라 얼마나 귀찮았을까?’ 하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다. 물론 그릇 하나를 더 내어놓으면 설거지감이 늘어나지만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히 감내해야 할 일이다.

 

#. 섬세함이 경쟁력이다 2 : 장마철에 손님용 우산을 비치해둬라

점심시간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식사를 마친 손님들은 무척 당황해한다. 그런 손님들을 위해 우산을 대여해주면 어떨까? 1만 원도 안 되는 밥을 팔면서 2천 원 가까이 하는 우산을 빌려준다는 것은 식당 입장에서 손해 보는 일일 수 있다. 실제로 우산의 회수율은 최대 70% 정도 되고 대부분 그보다 낮다. 그러나 회수되지 않은 우산을 손님은 비가 올 때마다 계속 쓰고 다닐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산에 찍힌 식당 로고는 여러 사람들에게 홍보가 된다. 그래서 1,900원짜리 ‘메이드인차이나’ 비닐우산은 손님들에게 감동을 주면서도 식당을 홍보하는 일석이조 전략인 셈이다. 우산이 되돌아오지 않아도 고객의 마음속에 한 자리를 굳건하게 차지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 섬세함이 경쟁력이다 3 : 1~2인용 사이즈의 요리가 매출을 높인다

미국 LA의 비버리힐스 거리에 가면 한국 음식점 ‘우래옥’과 일본 음식점 ‘규가꾸’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 우래옥은 1인분에 28달러짜리 양념갈비를 팔지만 규가꾸는 양념 불고기 한 접시에 6~8달러 정도 한다. 어느 곳이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을까? 일본의 야키니꾸 불고기집에서 파는 메뉴들은 대부분 사이즈가 작고 가격은 저렴하다. 육회가 한 접시에 790엔인데 우리 돈으로 1만 원이 안 된다. 물론 한 접시에 몇 점 나오지 않지만 부담없이 시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갈비집에서는 그런 작은 사이즈가 없고 대부분 2~3만 원 정도 한다. 육회를 주문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사이드 메뉴로 맛만 보려는 것이다. 작은 사이즈를 찾는 손님들의 욕구를 무시하거나 반영하지 않는 식당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손님들이 말하지 않아도 작은 사이즈의 메뉴를 갖추어 놓는다면 고객 만족도는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매출도 오를 것이다.

 

장사 불변의 법칙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수가 500만 명에 육박하는 가운데, 극심한 청년 취업난과 40~50대의 조기 은퇴로 인해 카페나 식당, 술집 같은 창업 희망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현재 진입장벽이 낮은 식당 창업의 경우 폐업률이 94.3%에 달하고(기획재정부 발표), 창업자 중 58.6%는 3년 안에 망하며, 10년 이상 영업을 지속하는 경우는 8.2%에 그친다(현대경제연구원 발표). 과연 어떻게 해야 망하지 않고 대박을 내는 식당이 될 수 있을까? 39년간 식당을 400여 차례 연 경험이 있는 이 책의 저자가 그 동안 터득한 노하우를 단순명쾌하게 공개한다.

 

# 장사 불변의 법칙 1 : 홈런보다 롱런 아이템을 찾아라

식당을 할 때는 유행 아이템을 쫒아가서는 안 된다. 그런 아이템은 금방 빛을 잃는다. 가끔씩 홈런을 치는 경우도 있지만 평균 타율로 보면 그리 환영 받을 만한 선수는 아니다. 그보다는 사계절 꾸준하게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롱런(long-run) 아이템을 고민해야 한다. 또한 독특한 아이템보다는 대중들이 즐겨찾는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색 있는 음식점이 차별화될 수는 있지만 그만큼 고객층은 좁아지고 지속적인 관심을 받기가 쉽지 않다. 찜닭집, 조개구이집들처럼 몇 년 반짝하고 사라지는 아이템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장사 불변의 법칙 2 : 단순한 메뉴로 승부하라

루이뷔통 핸드백처럼, 나이키나 아이폰, 리바이스 501 청바지처럼 고객이 열광하는 식당이 될 수는 없을까? 글로벌 브랜드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오직 하나뿐인 자신만의 정체성과 제품을 만들어내듯 식당도 하나의 상권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되어야 한다. ‘오늘은 김치찌개가 먹고 싶은데 그 집으로 가자.’ ‘칼국수 하면 이 집이지!’ 식당으로 살아남고 고객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으려면 자신의 상권에서 대체불가능한 온리원이 되어야 한다. 그 지역에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곳이 될 자신이 없다면 식당은 망할 수밖에 없다. 맛과 서비스, 가격, 인테리어가 만들어내는 하나의 ‘행복한 체험’을 고객에게 안겨주어야 한다. 포장마차든, 갈비집이든, 김밥집이든, 치킨집이든 고객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된다면 그 장사는 성공이다.

 

# 장사 불변의 법칙 3 : 호박보다 좁쌀을 굴려라

식당은 객단가 싸움이 아니라 좌석 회전율 싸움에서 승패가 결정된다. 회전율이 높아야 돈도 그 만큼 더 많이 들어 올 수 있다. 호박을 굴리는 집은 2~3시간 동안 모든 정신을 한 테이블에 집중하고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므로 회전율이 낮다. 하지만 6~7천 원짜리 좁쌀을 굴리는 집은 밥 먹는 데 30분이면 충분하고 회전율이 높다. 불황기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식당은 바로 객단가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좁쌀을 굴리면 불경기에도 꾸준하게 장사가 잘된다.

 

# 장사 불변의 법칙 4 : 입지 분석에 목숨 걸어라

입지가 좋다고 모든 식당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입지는 한 번 선택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입지는 식당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가장 좋은 입지는 유동고객이 많은 곳이다. 유동고객이 많은 20평짜리 점포가 그렇지 않은 곳 100평짜리 점포보다 훨씬 유리하다. 후자는 하루에 잘해야 좌석회전율이 2~3회이지만, 전자는 아이템에 따라 무려 20회전까지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초보자가 피해야 할 상권은 오피스 상권이다. 주중 4일과 금요일 점심 장사가 끝이다. 반면 주거지 상권은 주중보다 4일 장사를 하면서도 주말에는 주중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손님들이 찾아온다.

 

# 장사 불변의 법칙 5 : 식당에서 애프터서비스는 무의미하다

식당은 계산대 앞에서 게임이 끝난다. 음식에 만족한 고객은 ‘잘 먹고 갑니다’라는 인사를 하고 돌아가고 주변에 소문을 내며 단골이 된다. 하지만 반대로 만족하지 못한 고객은 나쁜 소문을 낸다. 이런 고객에게 식사 후에 문자를 보내봐야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이다. 그러니 식당은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 장사 불변의 법칙 6 :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라

처음 식당을 시작하는 사람은 ‘피 같은’ 투자 원금을 지키기 위해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자신이 가용할 수 있는 자산 범위에서 시작하되 총자산의 30% 정도까지는 대출을 받아도 좋다. 그러나 30% 이상의 빚을 안고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치킨집은 8평 내외, 김밥이나 순대국을 파는 곳은 16평 내외, 칼국수나 부대찌개는 30평 내외, 보쌈집은 45평 내외가 가장 효율적이다.

 

# 장사 불변의 법칙 7 : 고객이 주인을 이기게 하라

재료를 아끼고 손님상이 박하게 차려지면 일시적으로 원가를 줄일 수 있겠지만 손님이 줄고 매출이 떨어지며 결국 남는 게 없어진다. ‘어떻게 하면 손님들에게 적은 이윤을 취하고 손님에게 더 큰 만족감과 이익을 줄까’라는 생각을 하면 점점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다. 15,000원짜리를 만 원에 팔아야 고객은 감동한다. 즉 손님들은 자신이 지불한 돈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식당 주인을 ‘이겼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주인 입장에서는 손님에게 져야 매출이 늘어난다. 돈을 들여 광고하거나 전단지를 나눠주지도 않았는데도 소문이 나고 손님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식당이 된다.

 

 

[지은이] 오진권

(주) ‘이야기 있는 외식공간’ 대표이사.

1951년 서울 태생인 오진권 대표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영화제작에 투자했다 실패하면서 인생의 곡절을 겪게 된다. 어머니와 5남매는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릴 형편이 되어 굶기를 밥 먹듯이 하게 된다. 그 때 언제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차리는 꿈을 갖게 되었다. 1971년 굶지 않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군대에 지원했고, 사병 식당을 맡아 일하게 되며 식당 경영의 꿈을 현실화하게 된다.

안양의 오상사로 불리며 식당경영으로 승승장구하기도 하고, 쓰라린 실패의 경험을 맛보기도 했다. 마침내 1987년 ‘놀부보쌈’으로 외식업계에 혁명을 일으켜 가장 성공한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로 인정받았다. 놀부부대찌개, 놀부시골상차림, 솥뚜껑삼겹살, 유황오리구이 등을 연이어 성공시켰고 현재 ‘마리스꼬’, ‘사월에 보리밥’, ‘노랑저고리’, ‘오리와 꽃게’, ‘샤브오’ 등 손만 대면 대박을 내는 외식업계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고 있다. 더 나아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중국에 ‘크레이지 스푼(KRAZY SPOON)’, 필리핀에는 ‘요리(YOREE)’라는 브랜드로 성공적인 진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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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없음 2014. 3. 18. 17:59

 

흐름출판.jpg 

 

 

활을 잃어버린 초나라 공왕의 호연지기가 놀랍다. 어차피 초나라 땅에서 잃어버린 것을 초나라 사람이 주어서 요긴하게 쓸 것인데 굳이 찾으려 애쓸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공왕의 생각이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한정되어 있는 반면, 공자의 생각은 나라라는 경계를 넘어서서 보편적인 ‘인간’의 이익을 말하고 있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사람이 주어서 쓰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재밌는 것은, 위에 인용된 고사 뒤에 등장하는 노자의 말이다. 노자는 이 말을 듣고 한 발 더 나아가 “공자의 말에서 ‘사람’을 빼는 것이 더 좋겠다”고 한다. 나라와 사람이라는 구분을 뛰어넘어 온 천지를 어우른 것이다.

 

말이 곧 그 사람을 말해준다, 그래서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사람의 크기에 따라 말의 크기와 말이 담고 있는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말에도 호연지기가 있다. 호방한 꿈을 가진 이의 말은 그 사람을 닮아 호방하다. 눈앞의 일에 연연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을 닮아 편협해진다. ‘말이 곧 그 사람 자신이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인생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공부는 무엇일까?

 

직장인이 많이 읽는 자기계발서 가운데 유행을 타지 않는 스테디셀러는 단연 화술과 스피치에 관한 책이다. 그런데 책 한 권 읽는 것으로 갑자기 말을 잘하게 되는 경우는 드물다. 왜 그럴까? ‘말은 곧 그 사람 자신이다’는 명제와 관련 있다. 말은 단순히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품과 가치관, 그리고 본성이 집약되어 나오는 것이다. 또한, 말이란 게 자기만족을 넘어 소통을 목표로 하는 이상, 상대방의 심리와 상황을 읽는 감각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을 단순히 기술로 배우려 하기 때문에 곧잘 실패한다.

누구나 스티브 잡스처럼 임팩트 있는 발표를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검정 셔츠에 청바지를 입는다고 해서, 단호해 보이는 제스처나 적절한 소품을 쓴다고 해서 누구나 잡스처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고 또 책의 제목으로도 곧잘 활용되는 시구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라는 표현은 미당 서정주의 시 한 구절이다. 단어래봐야 고작 ‘섭섭하다’ 하나가 쓰였을 뿐인데, 그 여운은 길다.

 

“먼저 실천하고 그 다음에 말하라!”는 짧은 한 마디는, 공자가 번드르르한 말로 자신의 능력을 뽐내는 제자 자공을 꾸짖은 말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차원을 뛰어넘어, 먼저 행동하고 말을 하는 경지에 이른 공자였기에 그 말에 울림이 있었다.

누구누구의 멋진 말을 흉내 내보려 해도 그 결과는 참 내 마음 같지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말이 기술이나 재주에 머물면 금세 밑천이 드러나고 만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을 다스리는 말을 하고 싶다면, 내면의 힘과 지혜를 함께 길러야 한다. 이 사람은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가…. 이해하고, 포착하고, 배려하고, 또 설득하고, 원하는 것을 얻고 싶다면, 단지 말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공부를 넘어 사람공부, 인생공부까지 이르다

신간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말공부》는 시공을 뛰어넘어 지혜의 정수로 남은 역사 속 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말공부뿐만 아니라 사람공부, 더 나아가 인생공부를 함께 시도한다. 동양고전 100여 권을 원전으로 읽으면서 문리가 트이는 경험을 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면의 힘이 말의 힘이 되고, 내면의 충실함이 말의 충실함이 됩니다. 말이 곧 그 사람 자신인 바, 말에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문고전이야말로 말공부의 가장 훌륭한 교재가 될 것입니다.”

 

고전 속 현자와 영웅들의 격이 다른 대화들‥

말을 제대로 품격있게 하는 자가 사람의 마음을 읽고 천하를 얻는다

 

저자는 《논어》를 읽으면서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논어’라는 책의 제목이 ‘토론하고 이야기한다’라는 의미인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 공자가 제자들이나 위정자들을 가르치는 과정이 모두 대화를 통해서였다는 사실이 새삼 중요하게 다가왔다. 그 대화 속에 공자의 지혜가 모두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때론 한심하고 무능했던 제자들을 스승의 경지로 끌어올린 그 치열한 대화의 자취들을 따라가다 보면, 차원이 다른 말의 경지와 위력을 실감하고 배워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논어》, 《맹자》, 《장자》 등의 철학서, 《사기》, 《십팔사략》, 《전국책》 등의 역사서, 《설원》, 《세설신어》 등의 설화집을 비롯한 수십 권의 고전에서 찾아낸 명 대화들이 담겨 있다. 어떤 때는 촌철살인으로, 어떤 때는 이심전심으로, 언중유골로, 언어유희로 보여주는 역사적 인물들의 말을 통해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배워야 할 진정한 말의 지혜와 내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공자, 맹자, 장자 등의 철학자들은 어떻게 제자를 가르치고 진리를 전했을까? 유방, 항우, 유비, 조조 등 황제를 꿈꾸던 영웅들은 어떤 말로 역사의 극적인 반전을 이뤘을까? 2500년 동양고전 속에 펼쳐지는 놀라운 말의 향연 속에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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