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2014. 8. 19. 20:18





10년을 해도 안 되는 영어

10년간 된장찌개 맛을 봐도, 된장찌개 만드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맛있는 된장찌개를 만들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10년간 눈으로만 본 영어가 어느 순간부터 입으로 나올 수는 없습니다. 영어를 아무리 많이 읽고 문법을 배워도, 영작에 적용해보지 않으면 영어회화를 잘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해석할 때와 영작할 때는 전혀 다른 사고과정을 거칩니다. 머리 속에서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구조의 문장은 말할 수 없습니다.

 

상황식 vs 패턴식

영어 회화를 공부할 때, 특정 상황에 특정한 문장만을 읊으면서 앵무새처럼 회화를 배웁니다. 하지만 실제 상황은 수천, 수만 가지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금만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아무 말도 못 합니다.

문법패턴을 중심으로 영어 말하기, 쓰기를 배우면 응용력이 생깁니다. 50~100개의 패턴만 확실하게 익히고 있으면 어떤 상황에 닥쳐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는 가장 많이 쓰는 30개의 핵심 패턴이 담겨있습니다. 이 패턴만으로 모든 문장의 70%는 이해하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하기 vs 쓰기

꾸준하게 영어에 노출되지 않는 이상, 말하기를 통해 중급 이상의 회화(관계대명사를 쓰거나 다양한 의문문을 만드는 등)를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쓰기를 통해 실력을 높이고, 말하기로 넘어가면 쉽게 다양한 문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쓸 수 있는 문장은, 머지않아 말할 수 있게 되며, 말할 수 있는 문장은 대부분 들립니다. 결국, 한국인의 높은 읽기 실력과 낮은 말하기 실력의 간격을 메워주는 것은 영어쓰기입니다.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책

영어공부를 혼자 하면 앞부분만 읽고 버려지는 책이 많습니다. 물론 읽는 사람의 의지 탓도 있지만, 책을 만드는 사람의 내용 전달력 부족, 난이도 조절 실패, 재미 요소의 부재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네이버 영화 평점 9.X 영화의 240개 명대사를 즐기다 보면 4시간 만에 익힐 수 있습니다.

 

무상 AS: miklish.com

MP3, 영화 영상, 추가 영작 자료, 공부법 및 질문답변은 miklish.com에 있습니다. 질문은 늦어도 3일 이내에 답변해드리며, 요청사항은 최대한 경청하고 책과 강의에 반영하겠습니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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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7. 10. 18:30




낚싯대로 건져 올린 통찰, 유머 그리고 철학

- 제대로만 하면 낚시는 스포츠가 아니라 인생을 사는 방법이다.

- 풋볼과 달리 낚시는 물고기한테 져도 심판 탓을 하지 않는다.

- 인생의 의미는 짜릿한 입질을 느낄 때 더 잘 이해되는 법이다.

- 낚시는 사랑을 나누는 것과 아주 비슷해서 직접 해봐야 만족감을 안다.

- 중년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멋진 물고기를 놓쳐도 화가 나지 않는다는 것.

- 다른 사람이 낚시 이야기를 하거든 입을 다물고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친구를 잃게 된다.

- 인생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이다. 조만간 송어가 뛰어오르리란 것과, 송어가 뭐 때문에 뛰어오르든 낚시꾼의 플라이 통에 든 것과는 무관하다는 것.

- 젊을 때 나는 플라이로 송어를 낚는 것이 사랑을 나누는 것보다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제 나이를 먹고 보니, 확실히 그렇다.

- 무지한 낚시꾼과 입씨름 벌이지 말라. 그대는 얻을 게 없고 그는 잃을 게 없다.




낚시에 미친 심리학자의 유쾌한 인생독본

당신의 인생에도 언젠가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찾아온다



변화와 속도만 추구하는 세상에 

낚시광이 권하는 즐거운 인생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의 저자 폴 퀸네트는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무엇보다 알아주는 낚시광이다. 자신의 50여 년간의 낚시 경험이 오롯이 녹아 있는 이 에세이에서 저자는 제대로만 하면 낚시는 스포츠가 아니라 인생을 사는 방법이며, 낚시야말로 유쾌한 인생의 은유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현존하는 가장 재능 있는 에세이스트’라고 평가받는 저자가 낚싯대로 건져 올린 통찰, 유머, 철학이 살아 있는 90개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는 대어도 있고 피라미도 있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풍부한 영혼의 생선수프는 우리에게 인생을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변화와 속도만이 최고 가치로 이야기되는 현대 사회에서 낚싯대를 든 저자는 그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서두르거나 빠른 결과를 바랄 수 없다는 것이 낚시의 묘미이듯이 ‘소로(『월든』의 저자) 산보 클럽’의 회원인 저자는 뛰기보다 천천히 산보하기를 좋아하고, 빌딩 숲에 둘러싸인 아파트 대신 송어가 넘치는 불편한 호숫가에 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가 밥벌이에만 빠져 있다면 인생은 늘 숨 가쁠 수밖에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조차 무의미할 수 있다. 퀸네트에 따르면 ‘낚시’는 몇 시간 동안 일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퀸네트가 권하는 ‘즐거운 인생’의 기본 지침이다.


세상의 모든 낚시꾼을 위한 인생 이야기

세상의 모든 인생을 위한 낚시 이야기


이 책은 단순히 낚시와 관련된 교훈을 담고 있지 않다. 책머리에서 밝히고 있듯이, 낚시와 관련한 교훈은 딱 한 가지만 담고 있을 뿐이다. “떠나라, 그리고 더 많이 낚시하라!” 저자는 1년에 80일 이상 낚시 여행을 떠나는 못 말리는 낚시꾼이지만, 이 책을 즐기기 위해 낚시를 좋아할 필요도 없고 낚시를 할 줄 모른다 해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이 책은 배움에 대한 글이며 교훈에 대한 글이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실마리는 낚시로부터 풀어내지만 이 책은 인생의 어느 한순간에 불현듯 마주치게 되는 아주 사소한 깨달음의 계기들을 담고 있다. 즉, 절제와 지나침,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 가족, 관계의 윤리, 사랑과 전쟁 등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결혼, 육아, 우정, 삶의 균형을 잡아가는 것, 자신에게 미소 짓는 법 등은 뒷맛이 오래 남는 유머를 잃지 않기에 더욱 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는 베테랑 낚시꾼의 인생 유전이 살아 숨 쉬고 있어 낚시꾼들의 필독서로서 손색이 없으며, 낚시 가이드북으로 이제 막 낚시계에 입문한 낚시꾼에게도 낚시하는 인생에 대한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강태공들에게는 한적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강에 플라이낚시를 드리울 수 있는 여유와 즐거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란 연못 속의 작디작은 물고기

이 책에는 저세상으로 떠나기 전 단 하루 마지막 낚시 여행을 가게 된 부자의 가슴 찡한 이야기에서부터 친환경주의를 실천한답시고 생선거름 썩는 냄새로 파티장을 엉망으로 만든 웃지 못할 경험담, 한국의 선승에게서 깨우침을 얻어 자살 환자를 구한 에피소드 등 저자의 화려한 이력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망라돼 있다.


그 밖에도 바쁜 일상에 쫓겨 진정으로 추구하는 삶을 체념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무실 문을 열고 달려 나가 물고기를 두 마리나 낚았던 일화를 들려주며 낚시광으로서의 위용을 확인시켜주기도 한다. 그 밖에도 언제라도 진짜 삶을 좇아서 현재의 직업을 버리고 플랜 B를 실행할 수 있는 용기, 용감하게 빗속을 뚫고 달려가 손이 얼얼해질 때까지 송어를 낚게 해준 친구와의 진한 우정, 아내에게 매일 두 번씩 사랑한다고 말하기 등 퀸네트만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에게 낚시와 인생의 즐거움을 알려준다.


이 책은 우리가 아무리 아등바등 살아도 그저 황무지의 연못 속 작디작은 물고기들임을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가족이든 친구든 낚시든 진정으로 사랑하는 대상과 가까이 있는 것이야말로 기쁨의 원천임을 일깨워준다.



저자 소개

폴 퀸네트(Paul Quinnett)


베테랑 낚시꾼이자 심리학자인 폴 퀸네트는 20년 동안 마약 치료 센터의 책임자로, 알코올중독자 요양소에서 입원환자 컨설턴트로 일해왔다. 또한 그는 자살에 관한 세계적인 전문가로서 생활의 대부분을 깊은 절망에서 허우적대는 사람들 속에서 보낸다. 그래서 그를 아는 사람들은 “낚시를 치료법으로 사용하느냐?”라고 묻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마다 “돌팔이 의사나 그렇지 않지”라고 대답하는 그는 우리가 상상으로만 알고 있는 바로 “못 말리는 낚시꾼”이다. 그는 낚시와 인생은 함께 가는 것이라 믿으며 지금도 낚시에서 인생을 배워가는 중이다. 50년 이상 낚시 여행을 다니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 『다윈은 어떻게 프로이트에게 낚시를 가르쳤는가』 『돌이킬 수 없는 결정, 자살』을 써서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뉴스위크> <뉴욕 타임스> <오늘의 심리학> 같은 잡지를 비롯해 주요 낚시 잡지에 기고하여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최고의 에세이스트로 평가받는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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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2014. 7. 10. 18:25


충분한 돈이 모두에게 지급되고, 그 돈을 평생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가족이 몇 명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월급이 얼마든, 재산이 얼마든 일정한 돈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급된다면, 더욱이 그 돈을 다른 모든 소득과 함께 받을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라고 각자에게 지급되는 돈, 그러한 소득은 모든 사람이 사회적인 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주는 돈이다. 그렇기에 빈곤을 퇴치하고, 사회적인 불평등과 부당함을 줄이며, 개인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본문에서



“모두 주자! 그냥 주자!”

21세기 화두 ‘기본소득’


2013년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한 서명운동이 성공하면서 전 세계 이목이 스위스에 쏠렸다. 기본소득이 한국에서는 아직 낯선 개념이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과 미국 등지에서는 1970, 80년대부터 정치적 이슈로 오르내렸고 지금도 계속 논의되고 있다. 


기본소득 특징 중 하나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좌파, 우파 모두 주장하는 복지 제도라는 점이다. 루뱅가톨릭대 필리페 판 파레이스 교수가 “19세기 노예해방, 20세기 보통선거권에 이어 21세기는 기본소득이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기본소득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부의 불평등이 점점 심해지면서 더 기대를 받고 있는 제도다. 


서유럽이나 북미에 비해 복지 제도가 취약한 한국에서는 최근 들어서야 기본소득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세 모녀 동반 자살 사건을 비롯해 최소한의 생계조차 누리지 못해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이 팽배해진 탓이다.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가 쓴 이 책 《조건 없이 기본소득》은 기본소득을 쉽게 소개한 책이다. 기본소득이 무엇이고 어떤 취지를 담고 있으며 왜 도입되면 좋은지 설명한다. 재원 마련도 어려운데 부자들에게까지 지급해야 하는가, 기본소득이 아니


라 완전고용을 먼저 관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대는 사람들에게도 줘야 하나, 기본소득 믿고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면 어쩔 것인가 등등 기본소득 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 하나하나에도 논박한다. 가장 중요한 재원 마련 방안도 여러 측면에서 제시한다.


노숙인이든 재벌 회장이든 받는 평생 월급

  

기본소득은 국가가 매달 얼마씩 평생 지급하는 돈이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누구나 받을 수 있다. 돈은 사람마다 받는다. 한 살 아기와 아흔 노인이 받는 돈이 같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사회에 이롭고 이로운 활동을 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 돈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조건도, 어떠한 대가도 없이 모든 시민이 ‘기본소득’을 받는다면? 또 그러기 위해서 구직 노력을 보이거나, 사회의 충실한 일원이 되겠노라 서명을 하거나, 공익 근로를 하거나, 지급 기관의 창구 앞에서 자신의 어려운 형편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면? 심지어 굳이 지급을 신청조차 할 필요가 없다면? 충분한 돈이 모두에게 지급되고, 그 돈을 평생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가족이 몇 명이든, 직업이 무엇이든, 월급이 얼마든, 재산이 얼마든 일정한 돈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급된다면, 더욱이 그 돈을 다른 모든 소득과 함께 받을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라고 각자에게 지급되는 돈, 그러한 소득은 모든 사람이 사회적인 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주는 돈이다. 그렇기에 빈곤을 퇴치하고, 사회적인 불평등과 부당함을 줄이며, 개인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23쪽에서


기본소득이 기존 복지 제도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조건’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을 예로 들면, 기초생활수급권의 경우 부양의무자가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든 없든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실업수당은 해고나 권고사직이 아닌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둔 경우에는 받을 수 없다. 이처럼 현행 복지 제도는 수급기관에 가서 자신이 얼마나 가난한지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얼마나 열심히 취직하려 애썼는지 증명하는 등 굴욕적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최소한의 존엄마저 버려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이러한 모든 조건을 없애고 수령자가 기본소득 제도를 알든 모르든 자동으로 평생 지급되는 돈이다. 극빈자에서 재벌 회장까지 다 받는다. 가난한 사람들만 골라 준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낙인을 찍는 행위고, 그것이야말로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든 ‘사회적 부’를 만든다


그럼 기본소득은 얼마면 적당할까. 이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일이지만, 단순히 최저 생활이 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일하지 않고 살아도 될 만큼의 돈을 지급받아야 하며,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활동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선 수령자들은 기본소득으로 필수 재화와 서비스를 쓰고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생활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만큼의 소득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각 개인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은 보장을 해 주어야 한다. 그 경우 사람들은 처음 잡히는 아무 일에나 매달릴 필요가 없고, 착취당하는 임금노동자 생활을 체념하고 받아들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기본소득 믿고 다들 일에서 손을 떼면 어쩌냐는 것이다. 1970, 80년대 미국에서 여러 집단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보면 그것은 기우일 가능성이 많다.


결과적으로 노동 양의 감소 현상은 예상한 것보다 심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 실험 전체를 분석한 경제학자 마이클 킬리(Michael C. Keely)는 전체 노동시간에서 평균 7-9퍼센트가 줄었다고 결론을 냈다.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자이자 고용문제 전문가인 로버트 홀(Robert Hall)은 이러한 노동시간의 감소는 직업 하나로는 생계를 잇기 곤란한 이들이 일이 끝난 후 하던 아르바이트를 줄인 것이거나, 여성이나 학업을 마치지 않은 성인들이 노동시간을 줄인 것으로 풀이했다.-126쪽에서


그렇더라도 왜 내가 힘들게 일해서 낸 세금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놀고먹는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하느냐는 반감은 쉬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일과 사회적 부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써야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일이 사회적으로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존감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는 것은 “그릇된 통념”이며, 개개인이 무슨 일을 하든 그것이 사회적 부를 창출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히키코모리들조차 말이다. 


혹시 ‘히키코모리’가 진정한 무임승차자는 아닐까? 히키코모리들은 “그들의 가장 기초적인 생명 활동에 필요한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와도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고 방문을 굳게 잠근다.” (…) 히키코모리의 특징 중 하나는 비디오게임, 인터넷, 만화 등이 안내하는 가상세계로 도피하여 안식을 얻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로 이들 또한 엄밀히 말하면 아무것도 안 하는 ‘비활동자’는 아니다. 나름의 활동을 하며, 그것도 엄청난 열정을 갖고 한다. 다만 홀로 활동하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뿐이다. -112쪽에서



또한 저자는 사회적 부에서 ‘부’란 의미가 경제적인 부만을 가리키지 않는다고 강조

한다. “(좋은) 인간관계, 연대감” 등도 사회적 부라는 것이다. 돈은 결국 여러 사회적 부산물 중 하나일 뿐이란 지적이다.


재원 마련 방법은 많다!


기본소득 도입을 주저하게 하는 결정적인 것이 재원이다. 모든 이에게 지급하려면 만만치 않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을 비현실적인 유토피아적 제도라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저자는 재원을 마련하는 데는 “아무 문제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기본소득 지지자의 수만큼이나 각양각색의 방법이 있다”는 주장이다. 재원 마련 문제는 “단순히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보다 “정책의 문제”라고 본다. 즉 정책 입안자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을 부추겨야 하는 건 시민들이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표를 의식해서 혹은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까 봐 이 주제(기본소득)로 감히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회의론에 맞서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실험을 해 보는 것이다. 지역을 정해 직접 실험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기본소득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안할 수 있게 될 것이고, 기본소득에 대한 근거 없는 우려를 잠재울 수도 있으리라 본다.


때로 사람들이 기본소득에 회의감을 품고 있고 이 제도를 깊이 불신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부와 일이 새로이 분배되는 신(新)사회 모델을 탄생시킬 것이고, 오늘날 패자로 여겨지는 이들을 승자로 만들 것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정치 판도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오늘날의 ‘패자’들은 정치에 거의 관여할 힘이 없지만, 기본소득을 받게 되면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무시하지 못할 만큼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본소득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아래에서부터 운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본소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정치인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187쪽에서


저자는 여러 방안 중 기존 예산을 재분배해 마련하는 방법을 중심으로 토빈세·탄소세·초고소득자 과세를 비롯해 부가가치세·소득세 등으로 보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세금을 거둬 마련하는 방법을 지지하고, 기존의 복지 제도 예산 일부를 끌어다 쓰는 방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기본소득 도입 자체가 “사회보장제도 개선과 강화를 의미하지 약화는 아니기 때문”이란 것이다. “기본소득이 실업수당이나 퇴직연금 같은 보험적 성격의 사회보장제도를 대체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다. 조세 저항에 대해선 “기본소득 지급을 위해 세금을 더 올릴 경우 대부분 가정에 큰 보상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며, “어떤 재원 


마련 방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사회 변화와 소득 재분배 수준이 결정된다는 점도 유의하라”고 조언한다.


완전고용에 대한 미련을 버리자


저자는 기본소득보다 먼저 완전고용을 관철해야 한다는 주장에 간략히 노동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그간 우리는 더 일하기 위해 싸워 온 것이 아니라 일을 줄이기 위해 싸워 왔음을 상기시킨다. 일할 권리란 “오늘날까지 신기하게도 끈질기게 남아 있는 허구이자 환상적 개념이며, 단지 위안을 주는 믿음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저자는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 사회에서 완전고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현실을 전제했을 때 기본소득을 지급해 사회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고 또한 정말 일하고 싶은 사람만 일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한다. 이런 점에서 기본소득은 일자리를 나누는 제도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제 다음처럼 구호가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모두 일하기 위해 적게 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적게 일하기 위해 모두 일해야 한다!”

일을 줄이고 일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놓여나면 삶의 방식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간 우리는 더 소비하기 위해 더 일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장에 다니는 대신 기본소득만 받으면서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하기로 한 사람이라면 자연 덜 소비하며 살 수밖에 없다. 이는 크게 보면 끝없이 되풀이되는 과잉 생산, 과잉 소비라는 자본주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본소득이 자본주의를 넘어설 한 방법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덜 생산하고, 덜 소비하는 것은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이롭다. 

저자는 일하느라 인생을 더는 소진하지 말자고 거듭 강조한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시간을 일로 소진해 버린다. 그 바람에 내가 좋아하는 활동, 가족, 친구 등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내게 기본소득은 일 이외에 존재하는 ‘부(내가 좋아하는 활동, 가족, 친구 등)’를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부’로 만드는 것, 그리고 우리가 점차 잊어 가는 진정 소중한 것들을 더욱 풍요로운 환경에서 지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수단을 제공해 주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175쪽에서







지은이 바티스트 밀롱도(Baptiste Mylondo)


1980년 프랑스 피카르디에서 태어났다.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좌파 지식인이다.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다. 파리 제8대학에서 공공행정학을 공부했고, 리용 2대학에서 정치학, 리용 3대학에서 철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반성장주의를 지향하고 인간 중심의 경제정책을 지지한다. 기본소득 운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쇼핑카트와 사람들(Des caddies et des hommes)》 《돈 버느라 인생을 잃지 마라(Ne pas perdre sa vie la gagner)》 《모든 이를 위한 소득(Un revenu pour tous)》 등이 있다. 현재 프랑스 고등 상업 개발학교, 리용 정치학 연구소 등에서 강의와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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