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2014. 1. 14. 16:35




<< 책 소개 >>


사각형의 책들을 순례하며 삶을 긍정하다!


현대인의 쓰라린 내면에 던지는 ‘물음표(?)’와 ‘느낌표(!)’ 


‘책 읽는 것이 업이고, 취미이고, 즐거움’인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이명원이 선택해 읽은 80여 권에 대한 감상을 엮은 독서 에세이. 


제목부터 흥미롭다.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라니. ‘소금밭 같은 마음’이란 무얼까? 새하얗게 반짝이는 소금밭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 소금이 마음에 뿌려졌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쓰라려 아플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소금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한 움큼의 투명한 소금이야말로 가혹한 비바람과 격렬한 태양 아래서 마술적으로 응결된 것, 아니 단련된 것. 사각형의 책들을 순례하면서, 나는 사는 일을 경쾌하게 긍정하는 연습을 했으며, 더 나은 삶에 대한 질문을 거듭 던졌다.” 


저자는 산다는 일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 도서관으로 향했다. 남들이 알아줄 만큼 대단한 업적을 이룬 것도 아니고, 마을버스를 타고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분주하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일이었다. 난민촌과 같은 작은 자취방에는 주인을 닮아 제멋대로인 ‘낭만파’ 컴퓨터와, 방 한구석에 쌓여 있어 정리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 책들뿐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읽어온 책들은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삶을 경쾌하게 긍정하는 법을 깨닫게 했다. 깊은 사유와 통찰에서 우러나오는 울림 있는 문장들, 외부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주관대로 나아가는 굳건함, 모두가 쉬쉬하던 문제를 속 시원히 콕콕 말해주는 솔직함은 그의 글만이 가진 매력이다.

그에게 한 권의 책을 읽는 행위는 해명되지 않는 삶의 비밀을 풀어나가기 위한 질문이었다. 낄낄거리며 만화책을 읽다가도, ‘존재자’ 운운하는 하이데거를 읽곤 했던 시절. 저자는 좋은 책이란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물음’을 키워주는 책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책과 세상을 읽어나가면서 그가 던졌던 ‘물음표’와 ‘느낌표’다. 


까칠한 비평가의 고품격 독서 에세이

김애란, 김훈, 이문열, 이외수, 황석영에 속 시원한 돌직구를 날리다!


이 독서 에세이는 한마디로 까칠하다. 『칼의 노래』의 저자 김훈을 두고 “김훈의 문체를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 아득한 뱀을 연상하게 만드는 문장들은 언어적 페티시즘이다”라고 얘기하며, 이외수의 『괴물』은 “적어도 내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었다. 등장인물들은 문학에서 표현돼야 마땅할 ‘풍요한 내면’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괴물』에는 ‘괴물’이 등장하지 않는다”라는 촌철살인의 평을 날린다. 황석영의 『심청』에는 “작품의 밀도에서는 바닥의 수준을 보여주는 태작이라고 평가될 수준에 있다. 


단적으로 말해 이 작품은 실패작이다”라고 명명한다. 일본의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에 대해 “발로 차주고 싶은 아쿠타가와상”이라고 유머러스하게 꼬집기도 한다. 한편, 평론가와 소설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출간된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에 대해서는 “읽기의 차원에서는 술술 잘 읽히는 미덕이 있지만, 중반부를 지나면 애초에 견지했던 소설적 긴장을 찾아보기 어려우며,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 웃으라고 권유하는 작가의 서사 장치는 유머의 과잉”이라며 일침을 날린다. 과연 눈치 안 보고 할 말은 다 하는 속 시원한 독서 에세이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까칠함의 반대편에서는 작품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묻어난다. 고종석의 글에 대해서는 “고종석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단 한 번도 실망해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며, 공지영의 『별들의 들판』을 읽으면서는 “나는 자주 페이지를 접고 심호흡을 했던 것인데. 소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 그러나 사실은 어둔 뒷골목에서 스윽, 칼을 디미는 일이 삶이라는 것, 그게 소설보다 무섭다는 것, 그런 생각이 오랜만에 나를 흔들었는데, 수연이 때문에 많이 울었다”라고 고백한다. 


막연하고 어렴풋이 생각했던 ‘좋은 작품’의 정당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 듣는 재미가 있다. 해당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인문학적 사유가 가득한 저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잠자고 있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인 ‘물음표와 느낌표’에서는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문학과 출판의 뒷이야기,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맛깔스러운 문장, 깊은 생각, 비판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흐르는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의 이야기에 푹 빠져든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정말 도서관으로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될 것이다. 책을 읽는 시간을, 사색할 공간을 잃어버린 많은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언론, 독자 추천평 >>


* 나는 이 책에 기꺼이 별점 다섯 개를 준다. 독서일기 형식처럼 짤막한 서평들이 오래된 속옷을 입은 것처럼 편했고, 난해하고 복잡한 언어 구사가 없었다는 점은 나처럼 활자에 인내심이 많지 않은 독자에게 맞는다. _경향신문


* 세상을 보는 눈이 놀라울 따름이다. 내 마음속의 소리통이 공명이 되었다. 각질처럼 굳어버린 사고의 틀이 많이 야들야들해져 반갑기도 했다. _apeiron1***


* 한여름에 쏟아지는 시원한 소나기 같은 책이다. 시원한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드린다. _hammerd***


* 이 책을 보니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졌다. 칭찬한 책들은 대체 얼마나 좋기에 저만큼이나 좋다는 건지 읽어보고 싶고, 비판한 책은 되레 반발심(?) 같은 감정으로 읽어보고 싶어진다. _sugarbab***


* 그의 에세이들은, 행간에서 보이는 그의 망설임과 고뇌의 제스처들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힌다. 나도 그의 책이 많이 팔리길 바란다. 비록 이것이 독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찬사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_sol*



<< 저자 소개 >>


이명원 


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성균관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부 교수를 역임한 후,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2004년 ‘한국의 미래 열어갈 100인’(한겨레)에 선정되었으며 상상비평상, 성균문학상, 한국출판문화상(저술 부문) 등을 수상했다. 『비평과 전망』 『내일을 여는 작가』 『실천문학』의 편집주간을 역임했으며, 현재 계간 『문화과학』의 편집위원이다. 저서로는 『타는 혀』 『해독』 『파문: 2000년 전후 한국문학 논쟁의 풍경』 『연옥에서 고고학자처럼』 『시장권력과 인문정신』 『종언 이후』 『말과 사람』 등이 있다. 


“오늘도 나는 버스와 지하철 속에서 덜컹거리면서 책을 읽는다. 책읽기란 ‘나’와 ‘세상’에 대한 물음 던지기의 일부였고, 그런 방식으로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의 물음은 해소되기보다는 더욱 충만해졌다. 그런 일을 나는 진심으로 즐거워했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