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2013. 12. 10. 07:59



이명원 비평집 '타는 혀'


죽은 신화에서 살아 있는 신화까지, 우리 시대의 금기를 깨다.

이미 서른의 나이에 한국 문학계의 태두 김윤식 교수의 표절을 밝혀냄으로써 

학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 왔던 이명원 교수의 문제작! 


학계 사제 카르텔 논쟁, 문단의 문학권력 논쟁, 독립적 지식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이명원 비평집 <타는 혀>가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은 ‘후학의 임무는 선배를 밟고 넘어서는 데 있다’는 명제를 실천하듯 한국 문단의 대표적인 ‘거목’인 김현, 김윤식, 백낙청, 임화에 대한 집중적인 비판을 가한다. 특히, 우리 문학계의 살아 있는 태두 김윤식 교수의 표절 건을 지적하여 평단과 학계에 논쟁을 불러일으킨 문제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이식문학사의 극복을 맹렬하게 외치던 김윤식 교수가 『한국 근대 소설사』에 이르러 일본문학에 대한 완전한 탐닉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이때 일본문학과 우리 문학 간의 비교문학적 탐구가 일본의 작품을 정전(canon)으로 보는 식민주의적 시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이와 함께 일본의 문학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을 그가 무반성적으로 표절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가령 「문학적 풍경의 발견」에서 김윤식이 자신의 주장인 것처럼 슬며시 적어놓은 문장은 장장 4페이지에 걸쳐서 가라타니 고진의 글을 완벽히 표절한 것이라고 공격한다. 그러나 문제는 표절에서 끝나지 않는다. “문제는 김윤식이 가라타니 고진이 의미하는 ‘풍경의 발견’이라는 어사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기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며 논의를 이어나간다. 


즉, 그것은 김윤식 자신이 그토록 비판해 마지않았던 ‘현해탄 콤플렉스’에 자신이 침몰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어 결론에서는 일본 문학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는 가라타니 고진의 저작을 한 번이라도 읽어보았을 일문학자들이나 한국의 국문학자들은, 왜 단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었던 것일까라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한편, 김현 문학 비평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도 주목할 만하다. 그간 김현에 대해서는 ‘비판정신’이 거세된 일반적인 찬양이 대세였다. 이른바 ‘문지파’로 불리는 그들에 의해 이제는 ‘문학사적 기념비’로 도그마가 되어버린 김현 비평에 대해 냉철하고 명증한 메스가 가해진 것이다. 그는 “김현의 치열한 정신적 밀도가 곧바로 그의 문학의 우수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며, 또한 논리적 정합성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한다. 또한, 4?19세대로서의 구세대와 구별지으려는 세대론적 투쟁의 성공과 과도한 수사 전략에서 생기는 논리의 붕괴를 지적하며, 김현의 비극적 세계관의 뿌리가 ‘퓨리탄적 세계인식’에 있다고 밝힌다.


『타는 혀』는 교수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명원의 첫 저서이자, 그가 서른을 맞이하며 낸 통과제의 같은 책이다. 학문의 초입에 있던 사람이, 우리 근대문학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선배 학자를, 평단에서 신화처럼 떠받들어지는 선배 비평가를 비판할 때,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이 동반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우리 사회처럼 ‘장유유서’의 관행이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는 곳에서, 이러한 작업은 투철한 비판적 인식 없이는 힘든 일일 것이다. 김현, 김윤식, 백낙청, 임화라는 ‘성역’을 과감히 도마 위에 올려놓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학문에의 ‘진실 추구’라는 태도가 빛나며, 오늘날 우리에게 여전히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 추천평 >>


이 책은 김현과 김윤식이라는 한국 문학비평 연구의 ‘황제’를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끈다. 특히 김윤식 비평에 나타난 ‘현해탄 콤플렉스’는 김 교수의 ‘표절’을 들춰냈다는 점에서 일종의 센세이션을 낳기도 한 글이다. 여기서 그는 김 교수가 일본의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의 책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을 ‘표절’한 사실을 밝혀냈다. _한겨레신문


스승을 비판하지 못하는 ‘친위대’적인 학문풍토, 또 스승의 약점을 보호해야 하는 제자교수, 또 이런 문제를 암묵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한국 인문학계의 ‘침묵 카르텔’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를 제기한 책이다. _문화일보



<< 저자 소개 >>


이명원 


서울시립대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성균관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서울디지털대 문예창작학부 교수를 역임한 후, 현재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0년 첫 연구서 『타는 혀』를 출간했고, 2001년 개인의 실존과 문학의 사회적 의제를 동시에 성찰한 에세이비평 『해독』을 통해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라는 글쓰기의 양날을 보여주었다. 2003년 그동안 문단을 강타한 문학권력 논쟁, 주례사 비평 논쟁, 등단 제도와 문학상 논쟁, 표절 논쟁 등에 참여해 벌였던 글들을 심도 있게 정리한 『파문: 2000년 전후 한국문학 논쟁의 풍경』을 펴내 주목을 받았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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