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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2 :: 종말론적 신비주의자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신간소개 2013. 12. 12. 02:00




<< 책 소개 >>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콜럼버스의 

또 다른 모습과 심성세계


왜 콜럼버스는 어둠의 심연 같은 먼바다로 돌진했던 것일까?


지구의 형상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지니고 있지 않았던 콜럼버스의 시대에, 오직 풍력에만 의존하는 범선을 타고 수평선 너머의 다른 대륙을 향해 돌진하는 것은 죽음을 각오한 지극히 위험한 일이었다. 이는 단순한 명예욕이나 탐욕, 출세욕만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콜럼버스와 유럽인들은 어떤 심정으로 세계의 바다를 향해 나아간 것일까? 어떻게 그들은 처음 조우하는 다른 문명권 사람들에 대해 폭압적인 태도를 지녔고, 자신들의 정신적, 종교적 우월성에 대해 확신했을까? 그들의 인종주의적 편견은 과연 어떤 심성 구조에서 나왔을까? 이 책에서는 콜럼버스를 통해 근대 세계 형성의 선두에 서 있었던 유럽인의 심성세계를 깊이 있게 고찰한다.



<< 출판사 서평 >>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심성세계를 탐구한 

  『대항해시대』 주경철 교수의 최신작 


콜럼버스는 정말로 우리에게 낯설지 않아 보이며, 누구나 그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우리는 콜럼버스에 대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 사실 조금만 파고 들어가 보면, 이 세계사적인 인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의외로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기존 연구들은 대개 콜럼버스의 항해에 집중하든지, 정치사 혹은 사회사적인 관점에서 근대 유럽을 연구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아메리카 지역이 겪은 심대한 변화를 추적하곤 했다. 그렇지만 콜럼버스를 비롯하여 유럽인들이 왜 그토록 아시아로 가려고 했는지를 밝히는 심성사 부문에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형편이다. 이 책은 '대항해시대'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내용이자,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콜럼버스의 심성세계를 탐구한 주경철 교수의 최신작이다.


콜럼버스는 현실의 아시아를 향해 항해하지만, 그곳은 단순히 물리적인 땅으로서의 아시아가 아니라 신비한 일이 가득한 땅인 아시아이며, 그곳으로 가는 항해는 인류의 구원을 향한 신의 거대한 계획 속에서 이루어지는 신성한 항해이기도 했다. 그의 대서양 항해를 인도한 것은 잃어버린 낙원을 향한 중세적 꿈이었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콜럼버스가 수행한 해외 영토의 ‘지리적인 발견’은 세계 기독교의 ‘영적인 갱생’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이처럼 ‘콜럼버스 현상’은 그의 내면세계와 떼어놓고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시, 콜럼버스는 누구인가? 

콜럼버스를 통해 살펴본 중세 유럽인의 심성세계


콜럼버스는 분명 세계사의 새로운 흐름의 최선두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는 누구이며, 어떻게 해서 대서양 항해를 추진하게 되었는가? 콜럼버스를 보는 시각은 신화적이거나 역으로 우상파괴적이었으며, 늘 정치적 영향을 받았다. 그를 보는 시각은 이데올로기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그는 지고의 영웅 아니면 최악의 악당이었다. 


19세기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보았다. 안전하지만 정체해 있는 유럽 세계를 벗어나 과감하게 신대륙을 향해 나아갔던 사람, 과거의 전통과 억압적 권위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사람, 당대 학자들의 수준을 앞서 나간 천재, 맹목적인 중세 종교에 저항하고 르네상스 과학정신을 받아들인 지성, 한마디로 그는 진보의 상징이었다. 1960년대는 콜럼버스에 대한 시각이 크게 변화하는 시기였다. 


민권운동, 베트남전쟁 반대운동, 페미니즘, 생태운동 등 비판적 운동의 물결이 넘실대던 그 당시, 콜럼버스는 이제 악당으로 거듭났다. 그는 파괴와 약탈, 잔혹한 지배를 시작한 인물로 그려졌다. 


주경철 교수는 “콜럼버스를 근대를 연 선구자로 미화하는 것도 문제지만, 정반대로 그를 무조건 악마화하는 것도 이데올로기적인 편견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정치적으로 편향된 시각에서 벗어나 확실한 사실부터 정리해 나가면서 그를 보는 시각을 다시 정립해 보려는 시도다.  


콜럼버스는 자신의 계획을 끝까지 추진하여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특기할 인물이지만, 그의 생각이 유일무이하지는 않으며, 따라서 그의 생각 역시 그 시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한 심성세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콜럼버스의 심성을 읽는다는 것은 단지 그 개인의 특이한 정신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유럽의 정신 구조를 해독해 본다는 의미를 지닌다.





<< 지은이 >>


주경철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파리 사회과 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대항해시대』, 『히스토리아』, 『문명과 바다』, 『역사의 기억, 역사의 상상』, 『테이레시아스 의 역사』, 『네덜란드?튤립의 땅, 모든 자유가 당당한 나라』, 『언어 사중주』(공저), 『문화로 읽는 세계사』, 『신데렐라 천년의 여행』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역사와 영화』, 『유럽의 음식문화』, 『제국의 몰락』, 『경제 강대국 흥망사 1500-1990』, 『유토피아』 외에 다수가 있다. 

posted by 아마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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