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일본 기인 이야기 '괴짜들 역사를 쓰다' 출간

아마데우스 2013. 12. 4. 08:19





§ 괴짜에게 배우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이야기 속에, 수많은 책 속에,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 등장하는 많은 위인(偉人)들은 대부분 이인(異人)들이며 괴짜들이다.

한마디로 그들, 건강하고 유쾌한 괴짜들이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바꾼다.

그들의 개성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창의적으로 만든다. 그들의 열정이 올바른 삶의 길을 안내하고 어깨를 두드려 주기도 한다.


여기 일본의 역사를 쓴 20명의 괴짜들이 있다.

식물 채집이 좋아 초등학교 2학년(!)에 스스로 학교를 그만 둔 식물학자가 있고, 교통체증을 염려하여 장례식을 치르지마라는 유언을 남긴 이는 다름아닌 세계적 자동차 생산기업 혼다의 창업자였다. 안타깝게 죽은 두 친구의 이름을 딴 문학상을 제정하며 그들을 기리고자함이 아닌 자신의 잡지의 발전을 도모한다고 솔직하게 밝힌 최고 권위의 문예잡지 창간자, 그리고 자신이 죽으면 오리온자리에 묻어달라는 말을 남긴 별 박사까지...

일본인들은 1949년 이래 지금까지 19명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가운데 문학상과 평화상을 뺀 16명이 과학상 수상자였다(물리학상 7명, 화학상 7명, 의학생리학상 2명).

일본인들이 이처럼 많은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은 우직하게 한 우물을 파는 괴짜들, 그런 괴짜들을 존경하는 일본적인 토양이 바탕에 깔려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본에 정통한 저자가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그같은 외곬 인생들의 지나온 자취를 차분히 소개한다. 저자의 따뜻한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괴짜들의 유쾌함과 열정을 느끼게 된다. 그것이 바로 역사를 쓴 기인들이 후세에 남겨주는 최대의 유산이 아닌가싶다.



§ 저자의 말 중에서


괴짜는 기인奇人이다. 범상치 않다. 파격이다. 하지만 그들의 파격은 ‘격格’의 토대 위에서 나왔다. 결코 근본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그 같은 괴짜 정신은 세상살이를 즐겁게 만든다. 모두의 삶을 살찌운다. 5년 전 『괴짜가 산다』(학고재 발간)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면서 글머리에 썼듯, 일본에서는 장인匠人을 ‘쇼쿠닌職人’이라고 부른다. 장인 정신이 발휘되어 영근 열매나 기법에는 ‘예藝’를 붙여 ‘쇼쿠닌게이職人藝’라고 한다. 그냥 물건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예술인 것이다. 대물림하여 이어지는 쇼쿠닌들의 기발한 솜씨, 그 또한 괴짜 기질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여기 먼저 선보였던 이야기에서 뺄 것은 빼고 보탤 것은 보태어 다시 한 번 일본의 괴짜들을 두루 살핀다. 지금의 일본이라는 나라는 그들처럼 숱한 기인이 있었기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 저자소개

조양욱曺良旭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과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일본 교도통신共同通信 기자와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국민일보 도쿄특파원 및 문화부장, 일본문화연구소장을 지냈다. 『일본상식문답』『열 명의 일본인 한국에 빠지다』『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등 여러 책을 썼다. 일본라디오단파방송이 주관하는 제8회 아시아상, 재단법인 일한문화교류기금의 제2회 문화교류기금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