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가족 연습

아마데우스 2014. 3. 19. 17:14

 

 

 

가족 연습

 

린다 몰라리 헌트 글 | 최제니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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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소녀 칼리, 낯선 가정에서 가족의 사랑을 배우다!

 

친부모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할 때 대신 다른 가정에서 아이를 맡아 양육해 주는 ‘가정 위탁’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다 친부모의 양육 환경이 좋아지면 본래 가정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적인 제도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대중적이지 않지만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80여 년 전부터 도입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족 연습》은 12살 소녀가 ‘위탁 가정’에 가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한창 사춘기 여자아이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 번도 받지 못했던 따뜻한 가족의 사랑에 눈뜨면서 희망을 꿈꾸게 되는 성장 소설입니다.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자란 칼리는 엄마를 따라 코네티컷으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평소 말장난과 까칠한 독설을 즐기고 세상 물정에 밝은 아이 같지만 사실 가난과 자신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일 뿐입니다.

 

어느 날 새아버지의 폭력으로 불미스러운 사고가 생기면서 칼리는 엄마와 떨어져 위탁 가정인 머피 가족의 집으로 가게 됩니다. 자신이 살던 환경과 너무도 다른 모습이 그저 낯설고 불편하기만 한 칼리. 한 번도 받아 보지 못한 따뜻하고 헌신적인 머피 부인의 사랑과 티격태격하지만 다정한 머피 가족이 만들어 내는 평범하고도 이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칼리는 자신이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들을 거부하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머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신처럼 가족으로 인한 상처를 지닌 친구 토니를 만나면서 칼리는 점점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웁니다. 어느덧 꿈같은 시간이 흘러 병원에 있는 엄마가 회복하자 칼리는 엄마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엄마에 대한 오해와 애증으로 칼리는 망설입니다.

 

칼리의 엄마는 여느 엄마와 달랐습니다. 칼리가 처음 유치원 간 날에는 엄마가 데리러 오지 않아 밤늦도록 유치원에 남아 있어야 했고, 엄마가 파티를 열 때면 화장실 욕조에 밤새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칼리가 반대한 새아버지와 결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살 칼리에게 엄마는 세상의 전부였지요.

그런 엄마와 급작스럽게 이별하고 마음의 혼란을 겪는 칼리 앞에 머피 부인이 나타났습니다. 머피 부인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달콤한 사탕을 주듯 칼리에게 따뜻하고 소중한 엄마의 모습을 선물했습니다. 실수로 액자를 깨도 화를 내지 않고, 삐딱하게 굴어도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늘 다정한 눈빛으로 칼리의 뒤에서 슬픔과 외로움을 어루만져 주었지요. 항상 사랑을 갈구하며 주변 눈치를 살피느라 당돌해질 수밖에 없었던 칼리를 위로해 준 사람도 머피 부인이었습니다. 원망스럽지만 결코 끊어 버릴 수 없는 진짜 가족과 상처 입을까 두렵지만 점점 더 정이 들어가는 머피 가족 사이에서 칼리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한층 성장합니다.

 

《가족 연습》의 작가 린다 몰라리 헌트는 머피 가족을 밀어낼 수밖에 없었던 혼란스러운 칼리의 심리를 섬세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립니다. 이 책은 작가의 처녀작으로, 코네티컷에서 활동하는 어린이책 작가들에게 수여하는 ‘태시 월든 상’을 수상할 만큼 좋은 평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겉모습에 치중해 섣부른 판단을 하곤 합니다. 그로 인해 상처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고서 말입니다. ‘위탁 아동’에 대해 우리는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까요?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픔을 겪고 있는 그들을 따뜻한 눈길로 봐 주길 당부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작은 행복들이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접해 보지 못한 소중한 경험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까칠하고 메마른 소녀가 따뜻한 가족애를 깨닫는 과정을 그린《가족 연습》. 이 책을 읽는 동안 굳게 닫아 건 마음의 문을 열고,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딛는 칼리를 응원하면서 가족의 사랑을 되새겨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