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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머니 이야기 2, 3, 4부

아마데우스 2014. 3. 19. 17:14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살았던 마을과, 그 길과 그 나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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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는, 엄마의 고향과 어린 시절의 엄마와, 엄마의 엄마와 엄마가 살았던 마을과 그 길과 그 나무와 소꼴 뜯으러 가서 누워서 보던 흘러가는 하늘을 얘기하는 것만으로 행복에 젖었고, 나는 내가 알지 못했던 세계가 세세한 얘기로 살아나는 생생함을 즐겼고, 옛 시절의 느림과 운치에 어느새 빠져 있기도 했다. 엄마는 누군가가, 그것도 엄마의 딸이 엄마의 인생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는 것만으로 기뻐하셨고,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나도 기쁨을 느꼈다. 그러나 엄마와 나의 기쁨 안에는 어떤 애잔함도 함께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재밌게 작업했지만 같은 작업을 오래하다 보니 여러 가지 면에서 싫증이 날 때도 있었다. 그것도 잠깐, 또 다음 화를 그려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작업을 했다. 그런 작업의 결과 <내 어머니 이야기> 네 권과 엄마에게 들은 평생 그리고도 남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남게 되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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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이야기를 맺다

 

함경도 북청에서 보낸 어머니의 풍성했던 어린 시절과 결혼 전 이야기를 다뤘던 <내 어머니 이야기> 1부에 이어, 2, 3, 4부에서는 어머니의 결혼과 한국 전쟁, 피난, 남한에서의 정착 과정, 가족의 현재를 그려내고 있다.

총 8년의 작업 기간을 거쳐 4부로 완결된 <내 어머니 이야기>는 어머니의 어머니, 어머니, 그리고 작가 자신으로 이어지는 3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경제 발전과 민주화 운동,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난 100여 년 동안의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의 흐름과 그 속에서 개인들이 감내해야 했던 지난한 삶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어머니의 목소리와 딸의 손을 통해 생명을 얻어낸 이야기는, 함께 나눌 수 없게 된 북쪽의 풍요로웠던 기억들을 되살리고, 거대한 사건들 속에 부속으로 사라져 간 사람들의 흔적과 오늘날 우리 삶이 발 딛고 선 땅 아래 지층의 단면들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내 어머니 이야기> 2부

마을에서 으뜸가는 새집을 짓고 학교 다니는 즐거움을 누리던 놋새(어머니)에게도 결혼 말이 들기 시작한다. 일본군 위안부에 징집될까 하는 두려움에 서둘러 결혼이 진행되자 억지 결혼이 마땅치 않았던 놋새는 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양귀비 가루를 한 웅큼 삼키지만 결국 결혼이 성사되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1년도 못 되어 전쟁이 끝나고 해방이 찾아온다.

그러나 해방은 곧 분단과 냉전으로 전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놋새는 남편과 어린 아들과 함께 데리고 흥남 부두에서 피난길에 오른다.

 

<내 어머니 이야기> 3부

전쟁이 끝나고 논산으로 돌아와 살림을 꾸리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찬세 오빠의 보살핌 속에서 안정을 되찾는 듯 보였지만, 끼니 걱정은 끊이지 않는다. 어머니는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나날을 보냈지만, 아버지는 술과 마작에 빠져 가족의 상황을 더욱 힘들게만 한다. 모질고 힘든 나날들 속에서도 어머니는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지만, 피난 후 남쪽에서의 삶에 있어 정신적 기둥이었던 찬세 오빠가 숨을 거두게 되자 깊은 슬픔에 빠진다.

 

<내 어머니 이야기> 4부

어머니의 이야기는 ‘나’(작가)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대학에 들어간 나는 1980년대 초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민주화 운동과 거친 대학 생활에 몸과 마음에 병을 얻는다. 그 사이 가족을 건사하느라 지친 어머니 또한 우울증을 얻게 되었지만, 본인들의 삶에 바쁜 가족들은 어머니의 병세가 심해져 가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렇게 각자의 삶 속에서 시간이 흘러간다.

이후 나는 <내 어머니 이야기>를 작업해 나가며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머니와 가족, 또 역사와 삶에 대한 많은 것들 이해해 나가며 자신과 어머니의 치유에 대한 희망을 키우게 된다.

 

작가 프로필

 

1965년 충청도 논산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의 고향은 함경도 북청이다.

한국전쟁이 없었다면 출생지가 함경도 북청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했고, 영화를 하려다가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 마흔 살에 시작해서 10년째 만화를 그리고 있다.

그린 만화책으로 <고모가 잠잘 때 생길 법한 일>과 <내 어머니 이야기> 1부가 있다. <내 어머니 이야기>는 만화지 《새만화책》과 《고래가 그랬어》에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