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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아마데우스 2014. 3. 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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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꽃이 독재를 이긴 기적의 이야기

2010년 부패한 정권이 지배하는 튀니지에서 ‘돈 없고 빽 없는’ 가난한 청년이 독재의 전횡에 분노하여 분신자살하면서 시작된 혁명의 불길은 전 아랍 세계로 퍼져 나갔다. 튀니지의 국화 ‘재스민’에서 이름을 따 ‘재스민 혁명’이라고도 불린 이 사건과 이후 중동과 북아프리카 독재국가들에서 민주화 혁명이 일어난 ‘아랍의 봄’의 전개된 과정을 전문가의 글과 참신한 만화가의 그림으로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 국내 전문가 김재명 교수의 명쾌한 해설도 실렸다. 이 책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국제엠네스티에 기부된다.

아랍의 봄

 

2010년 12월 17일 튀니지의 중부 도시 시디 부지드. 대학을 졸업하고도 연줄이 없어 취업하지 못해 무허가 청과물 노점상으로 연명하던 26세 청년 무함마드 부이지지는 경찰의 단속에 걸려 바나나 7kg, 사과와 배 다섯 상자를 빼앗겼다. 여섯 명의 동생을 데리고 살아갈 길이 막연해진 그는 세 차례나 시청에 찾아가 선처를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모욕뿐이었다. 부패한 경찰에게 뇌물을 상납할 형편이 되지 못했던 그는 시청에서조차 외면당하자, "내가 보이지 않는다면 보이게 해주겠다"며 시청 앞에서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그의 분신자살은 부패와 독재에 시달려온 시민의 분노에도 불을 붙였다. 튀니지 민중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1월 14일, 23년간 철권통치를 해온 벤 알리 대통령은 결국 망명길에 올랐다. 이 사건은 무기력하게 독재에 순응하며 살아야 했던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웃 나라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주었고, 독재 정권들의 연속적인 붕괴를 이끌어냈다.

 

불길처럼 번진 혁명의 외침

 

튀니지와 마찬가지로 아랍 지역에는 오랜 세월 독재정치를 펼쳐온 권력자가 대부분이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42년(1969년 집권),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33년(1978년 집권),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30년(1981년 집권), 튀니지의 지네 벤 알리 24년(1987년 집권),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1970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아버지 하페즈가 사망한 2000년 대물림 집권)가 장기 집권자들이다. 세습 왕들의 집권 역사는 더 오래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우드 왕조는 1932년부터, 요르단의 하세미트 왕조는 1920년부터, 모로코 왕조의 출발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력과 부의 대물림이 낳는 부조리와 고통은 고스란히 아랍 민중에게 떠넘겨졌다.

 

그런데 철옹성 같았던 그 독재 정권이 튀니지, 이집트, 예멘, 리비아에서 아랍의 봄을 맞아 순식간에 붕괴되었다. 이른바 ‘중동 전문가’ 중에서도 2011년 ‘아랍의 봄’을 예견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중동 이슬람 국가들은 종교(이슬람) 때문에 민주주의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지만, 이슬람 문화는 오히려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아랍은 하나, ‘범아랍(pan-Arab)’이라는 동질성이 바탕이 되었기에 한 국가에서 일어난 민주화 바람은 이웃 국가로 들불처럼 재빠르게 번져갔다. 그렇게 튀니지에서 부패한 정부의 독재에 맞서는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일어나자, 이집트 사람들은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의 문제로 여겼고,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그곳 민중이 혁명을 일으키고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뉴스로 지켜보면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사람들은 그들이 남이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라는 동질감을 느끼며 거리로 뛰어나갔다.

 

이 책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역사적으로 독재 정권이 어떻게 자리를 잡았고, 이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종교 세력은 어떻게 분포되어 있으며, 어떤 계기로 ‘아랍의 봄’이 촉발되어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누가 혁명을 주도하고 투쟁하다가 어떻게 희생되었는지를 매우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아울러 부록에 수록된 이 분야 전문가 김재명 교수의 해설은 자칫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이 지역 문제를 명확하게 짚어주고, 2014년 오늘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이 직면한 문제를 심도 있게 파헤쳐준다.